[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구인·구직 사이트를 돌아다녀 봐도 노인에게 허락되는 일자리는 경비, 택배, 청소 등 단순 노무직뿐이다. 게다가 이 같은 일자리는 고학력자 은퇴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시대에 대안이 될 수 없다. 수십 년간 다진 경험과 지식, 인맥 등을 동원해 새로운 전문분야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여는 모습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직업선택의 자유는 없었다. 임금근로자 노인을 직업별로 분류해보니 ‘단순노무 종사자’가 85.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육체적인 노동에서 벗어나는 ‘사무직’(1.2%), ‘관리직’(0.6%), ‘전문직 종사자’(0.6%) 뿐이다.
특히 청소 및 경비 일을 하는 노인은 남자가 99%를 차지했다. 하루평균 근로시간 18.2시간이며 2인1조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97.8%는 휴일 없이 일을 하고 있으며, 지난 1년간 휴가도 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무실과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에서 경비단속직 업무가 대표적인 노인의 일자리가 된 셈이다.
임금근로자 서울 노인은 하루 평균 12.9시간, 주당 56.3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노인은 ‘임금수준’(25.4%), 여성 노인은 ‘일의 양과 시간대’(37.8%)를 일자리 선택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노인은 구직활동을 할때 경제적인 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근로조건이나 연령차별로
통계청 직업별 고취업자 분석에서는 ‘단순노무직’이 36.1%에 불과해 이번 조사와 차이를 보인다. 65세 이상의 나이에 고용되어 일하는 서울노인은 주로 경비, 미화원, 택배원, 운전사(마을버스) 등의 단순노무종사자에 집중되어 있었다.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이 스스로 인지하는 경제생활수준은 ‘중하’로 응답한 임금근로자가 44%, 자영업자가 36.3%로 가장 높았다. 반면 ‘하’로 밝힌 비율도 임금근로자 22%, 자영업자 21.8%에 달했다.
일하는 노인 대부분(62.9%)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도움은 전혀 바라지 않는다’고 말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월평균 근로소득은 146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100~150만원 구간이 32.4%로 가장 높았으며 50만원~100만원도 20.4%나 해당됐다. 150~200만원 구간도 18.4%로 조사됐다.
근로형태별로는 고용되어 일하는 노인(122만원)보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노인(159만원)이 37만원을 더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159만원을 버는 남성이 115만원을 버는 여성보다 한달 수입이 44만원이나 더 많았다.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근로소득이 더 많다고 응답했다.
mkkang@hera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