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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저승사자 심부전] 암보다 더 무서운 질환…진단 후 4년내 30%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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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져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이 큰 부담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겨울에는 고혈압이나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심장 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심장 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마지막 단계에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 기능을 하는 심장이 여러원인에 의해 펌프 작용이 저하되면서 전신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보통 수년에 걸쳐 느리게 진행돼 심장이 점차적으로 능력을 잃게 되면서 발병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가장 흔한 입원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달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 중의 하나도 급성심부전이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흡연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심부전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심부전 환자 및 진료비 부담 급증=국내 심부전 환자와 이로 인한 진료비 부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약 20% 증가했다. 심부전은 한 번 입원하면 입원을 반복하고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비 부담도 크다. 최근 국내 최초로 실시된 심부전 환자의 입원 의료비 부담에 대한 다기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급성 심부전 환자의 연간 의료비는 외래 약값을 제외하고 약 697만 원이었고, 입원 진료 비용은 약 666만 원으로 전체 의료비의 95%를 차지했다. 병원을 찾아 심부전으로 진단받았을 때는 상태가 이미 심각해 즉각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65세 이상 입원원인 1위…암보다 사망률 높아=심부전은 심근경색, 고혈압 등 다양한 심장 관련 질환들의 마지막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심부전은 65세 이상 연령대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많게는 1명이 심부전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입원 원인 1위로 심부전이 꼽히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병원에 입원하는 원인으로 출산을 제외하고 심부전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난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최종 단계에서 나타나는 만큼 진단받았을 때는 치료 후 경과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높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 연구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중 6.4%가 입원 중에 사망하고 1년 후 사망률은 15%, 4년 후 사망률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진단 후 4년 내 10명 중 3명은 사망하는 셈이다. 이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폐암과 췌장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1년 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및 재입원율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자료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호흡곤란ㆍ피곤함ㆍ부종 등 증상…두려움ㆍ우울감으로 삶의 질 저하=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호흡곤란인데, 처음에는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을 할 때에만 나타나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하고 악화되면 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도 숨이 가빠진다. 심장이 신체 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직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 피곤하거나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발목이나 종아리 등 주로 낮은 부위에서 부종이 발생하는 것도 심부전의 한 증상이다. 

처음에는 다리가 부어 저녁이 되면 신발이 맞지 않는다거나 발목을 누르면 쑥 들어가는 증상을 보이다 좀 더 진행되면 다리 전체가 붓게 된다. 심장에 혈액이 정체되면서 이로 인해 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 신체 활동인 호흡이 어려워지면서 두려움, 근심, 우울감과 같은 감정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심부전이 노년층에서 흔하다고 알려진 관절염, 우울증, 만성 기관지염보다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강석민 교수는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단 이용하기나 20분 이상 걷기 등 개개인의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고,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되는 비만, 당뇨, 흡연 및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며, “또한 심부전은 갈수록 고령화하고 있는 선진국의 위중 질환인 만큼 국가적 차원의 대비와 함께 환자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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