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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U+컵 든 강동궁 “아파도 세계선수권은 출전”
-“2년간 2등만 대여섯 차례…차분한 운영이 승인”
-남은 월드컵은 결장, 세계선수권은 “대표 자부심”으로 출전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3쿠션 당구대회사상 역대 최고 상금이 걸린 LG U+배 마스터스 대회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파워샷의 달인’ 강동궁(35)이 2년간 그를 괴롭혀온 ‘2위 징크스’를 훌훌 털었다. 이제 홀가분한 새마음으로 잔여 시즌에 대비한다.

“2013년 구리월드컵 우승하고 2년을 그랬어요. 준우승만 대여섯 번 한 거 같은데요. 직전에 뛴 대회도 2등했네요.”

‘한방의 사나이’ 강동궁이 LG U+컵 우승으로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냈다

지난 4~8일 강원도 양구에서 열렸던 대한체육회장배 2015 전국당구대회에서 강동궁은 ‘천재’ 김행직에게 단 1점을 못 뽑아서 39-40으로 패했다.

그러나 더 큰 국제대회인 LG U+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하며 아쉬움을 속시원히 털어냈다. 리그전에서 한국 1위 ‘슈퍼맨’ 조재호를, 4강에선 ‘당구황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제쳤고, 결승전에선 ‘인간 줄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까지 잡아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G U+ 결승전에서 강동궁이 득점에 실패한 그림. 하얀공 수구가 아슬아슬하게 길게 빠져나갔다

결승전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특히 40점 마무리 점수까지 얼마 남지 않았던 17이닝 37-3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선구인 강동궁이 다소 까다로운 옆돌리기(제각돌리기)를 시도한 게 득점에 실패한 것은 관중들의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자아냈다. 야스퍼스에게 너무나 쉬운 바깥돌리기(뒤돌려치기) 포지션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지독하리만치 정교하다는 인간 줄자에게 이런 상황은 대량 연속득점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배치였다. 연속 10득점 정도는 밥 먹듯 하는 야스퍼스가 이 공격에서 40점에 바로 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강동궁도, 관중들도, 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이후 넘겨진 쉬운 배치에서 천하의 딕 야스퍼스가 노란공 수구로 득점에 실패한 장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과도한 긴장이 스트로크의 변화를 불러 이런 실수가 나온다.

그러나 눈을 의심할 상황이 벌어졌다. 야스퍼스의 샷이 길게 빠져버리며 득점에 실패한 것이다. 천하의 야스퍼스가 긴장한 탓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좋은 배치를 준 걸 확인하곤 ‘아차‘ 싶었지요. ‘너무 많이만 치지 마라. 승부치기까지는 감수할게. 한번만 더 기회를 다오’ 이런 심정으로 지켜봤습니다. 야스퍼스의 수구가 1적구에 맞자마자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들길래 길게 빠지겠구나 싶었습니다.”

절대위기를 모면한 강동궁은 이어진 18이닝에서 3점을 연속득점하며 40점에 선착했다. 후구 규정대로 공을 초구 포지션으로 재배치하고 마지막 공격에 나선 야스퍼스는 2득점에 그치며 40-35로 강동궁에게 승리를 안겼다. 야스퍼스는 먼저 악수를 청하며 우승상금 5000만 원의 주인이 된 강동궁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강동궁은 결선 토너먼트에 앞서 열린 리그전 조재호 전 직후 장염으로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고 진통제 처방을 받았다. “다행히 4강전부터는 통증이 많이 사라져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그는 되돌아봤다.

올해 큰 국제대회는 2개가 남았다. 12월 1~5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달 13~19일(이상 현지시간) 이집트 후루가다 월드컵이다. 강동궁은 세계선수권은 출전하고, 후루가다 월드컵은 응급실에서 권유받은 건강검진 일정을 고려해 결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국가대표 임무를 받고 나서는 세계선수권은 아무리 몸이 아파도 무조건 나간다”며 “출전하는 이상 세계선수권자가 되는 게 당연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해 세계선수권자는 ‘추격자’ 최성원이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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