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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가공육이 발암물질? 건강하게 자란 육류는 몸에 좋다”
수제육가공 장인 베니토 플라샤트 강조
대량생산 과정 사용하는 첨가물이 문제



도시락을 열었을 때 소시지와 햄의 존재만으로도 점심시간이 행복했다. 어린 자녀는 식사시간마다 햄을 내놓으라며 아우성이었다. 따뜻한 밥에 햄을 올리면 어느 진수성찬도 부럽지 않았다. 하루 세 번, 족히 수만 번을 반복해 온 끼니에서 햄과 소시지가 안겨준 행복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햄과 소시지, 베이컨을 외면한다. 가공육을 먹으면 대장암 발병율이 커진다는 발표 탓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CRC)는 지난달 26일 가공육이 대장암 발병 위험을 키운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다고 했다. 1군 발암물질에는 담배와 석면 등이 속해있다. 소비자들에게 이제 가공육은 곧 담배, 석면과 다를 바가 없다. 

수제 육가공 장인인 베니토 플라샤트가 그랜드하얏트서울 벨리에서 자신이 만든 육가공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45년 동안 직접 육가공품을 만들어온 수제 육가공 장인(匠人) 베니토 플라샤트(Benito plasschaertㆍ66)는 육가공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발암물질’이라는 화살은 육가공품 자체가 아닌 첨가물을 향하는 것이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 플라샤트는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제품 자체이기보다는 첨가물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장식으로 대량생산하는 제품은 보존제를 비롯해 여러 첨가제가 사용되는데 이는 분명히 건강을 해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라고 했다.

하지만 ‘육가공품, 육류는 몸에 나쁘다’라는 공식이 늘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육류 섭취 자체를 걱정하는 이들이 있지만 사람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공장식 축산과 공장의 가공 육류제품”이라며 “공장식 축산의 경우 이익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살코기에 물을 희석해 무게를 늘리기도 하고, 가공과정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사육된 육류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플라샤트는 최근 식품, 유통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을 적용했다. “건강하게 자란 육류는 건강에 좋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물론 그 역시 학대를 받으며 죽은 동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플라샤트는 “학대받지 않은 육류로 제대로 조리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다”며 “요리할때 보면 방목한 동물은 근육량과 색깔이 다르다. 진하고 선명해서 이를 갖고 소시지로 만들어도 선명한 빨간색이 된다”고 했다.

샤쿠티에(charcutierㆍ수제 육가공 장인)의 손에서 태어난 육가공품은 이러한 측면에서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육가공품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샤쿠티에가 만든 수제 육가공품에는 보존제와 첨가물이 일체 사용되지 않는다. 플라샤트는 자신있게 자신이 만든 육가공품을 ‘건강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량의 제품이지만 모두 내 손을 거쳐서 만든다”며 “물론 시판 제품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고 유통기한 역시 현저히 짧다, 하지만 건강하다”고 했다.

단순히 대량생산해 많이 파는 것은 샤쿠티에로서 그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 플라샤트는 “이익을 목적으로 오롯이 내 이름을 걸고 평생 이 직업을 이어 온 것이 아니다”며 “내가 만들어낸 육가공품을 먹고도 내가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베니토’만의 고유의 맛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세상에는 분명 좋은 재료로, 건강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육가공품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제암연구소의 발표 이후 모든 가공육들이 ‘발암물질’이라는 일반화에 쌓였다. 쉬운 조리과정에 비해 근사한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가공육의 섭취는 바쁜 현대인의 식단을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것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선택, 그리고 쇼핑 환경이다. 플라샤트는 이렇게 조언했다. “바쁜 현대시대에 성급한 일반화는 옳지 않다. 소비자가 더욱 현명하게 물건을 고르고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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