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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인지 “두려움이요? 그냥 무시해요”
신인때부터 “즐겁고 신나게 몰입”
늘 긍정적마인드 유지하려 노력
어깨부상에도 ADT챔피언십 출전
LPGA진출前 아름다운 모습…



‘메이저퀸’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는 ‘긍정의 여왕’이다. 2년 전 신인 때부터 늘 야디지북에 ‘즐겁고 신나게 몰입하기’라고 써놓고, 필드에 나서기 전 “나만의 세계에 들어가서 놀다오기”를 되뇌인다. 파 퍼트를 놓친 후 캐디가 “이번 홀에 버디를 했어야 되는데…” 아쉬워 하면 “에이, 지나간 홀이잖아요. 우리 다음홀부터 다시 집중해요” 오히려 캐디를 위로(?)하는 그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멘탈갑’. 하지만 아무리 ‘긍정의 아이콘’이라도 적잖이 긴장할 법한 큰 도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2016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다. 최근 만난 그에게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했다. 전인지는 동그란 눈을 깜빡깜빡 하더니 답한다. “음, 두렵다기 보다는요, 하나하나 배워가고 성장하는 게 좋아요. 그런게 재미있지 않나요?” 긍정의 힘은 스물한살 아가씨를 태산처럼 보이게 한다.

전인지는 올시즌 웬만한 골퍼들은 평생 한 번 이루기도 힘든 업적을 수차례 쌓았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내셔널타이틀을 싹쓸이했고, 한 시즌 3개국서 모두 메이저 우승을 맛봤다. 미국에서 1승(US여자오픈), 일본에서 2승(일본여자오픈, 살롱파스컵) 한국에서 2승(하이트챔피언십, KB금융스타챔피언십) 등 메이저 우승컵만 5개를 수집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독보적이다. 다승(5승) 대상포인트(435점) 상금(9억1000만원) 평균타수(70.48타) 등 주요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질주 중이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쉼표같은 경고등도 켜졌다. 바로 시즌 막판이면 늘 찾아오던 왼어깨 고질병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백스윙이 안될만큼 왼쪽 어깨가 아파 지난주 대회선 3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진단 결과는 극상견 염증과 견관절 충돌 증후군. 의사는 2∼3주가량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권고해 6일 개막되는 ADT캡스챔피언십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이내 마음을 돌렸다.

전인지는 “내년에 미국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시즌을 접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은 국내대회에 모두 나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말도 사실이지만, 전인지를 원하는 스폰서의 간곡한 요청이 컸다. 이제 전인지가 빠지면 대회 흥행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는 18번홀까지 이어지는 피말리는 접전 상황의 두려움을 어떻게 이기느냐는 질문에 “두려움을 무시한다”고 했다. 짧지만, 머리를 때리는 듯한 울림이 있는 답이다. 이어 “작년까지는 양잔디가 좋고 중지(한국잔디) 골프장은 나랑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런 골프장에서 두번이나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점도 내가 발전했다는 증거여서 기분좋다”며 “올해 LPGA 대회에 출전하면서 골프 재미를 흠뻑 느끼고 왔다. 다양한 샷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골프장에서 새로운 도전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전인지는 올해 모든 대회를 마친 뒤 미국 플로리다에서 짧고 굵은 겨울훈련을 한 뒤 내년 1월 LPGA 시즌 개막전 코츠챔피언십부터 출격한다. 자신의 별명인 아기코끼리 ‘덤보’처럼 하나에 집중하면 끝까지 파고들고 몰입하는 전인지가 미국을, 전세계를 얼마만큼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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