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찬차마요 커피맛 세계서 알아주죠”
페루 찬차마요市 이끄는 정흥원市長
‘세계 한인정치인 포럼’ 참석차 방한

도시락업체 한솥과 직접 무역 인연
생산농민에 시세보다 10% 더 지불

국내 판매수익도 주민들 위해 사용
열악한 생활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차를 타고 안데스 산맥을 넘어 동쪽으로 8시간 정도 달려가다 보면 인구 20여만명의 조그만 도시, 찬차마요가 나온다. 해발 1500m에 위치해 있고 강수량이 풍부해 세계 커피의 6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남미에서도 손꼽히는 커피 생산지로 유명하지만, 주민들의 소득수준이나 생활환경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지난달 27일 서울 한솥 본사에서 만난 정흥원 찬차마요 시장이 찬차마요 생두로 만든 한솥의 커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그런 찬차마요가 최근 몇년 사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찬차마요의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인, 정흥원(68) 시장 덕분이다. ‘세계 한인 정치인 포럼’을 맞아 방한한 정 시장은 지난달 27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변화하고 있는 찬차마요의 모습을 소개했다. 찬차마요는 정 시장의 주선으로 한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원조를 받아 생활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상수도 시설을 개선해 깨끗한 식수를 먹을 수 있게 됐고, 소방차와 구급차도 생겼다.

정 시장은 특히 국내 도시락업체 한솥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한솥은 이곳 농민들로부터 커피 생두를 사들여 가공한 뒤 670여개 한솥 매장을 통해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한솥이 찬차마요로부터 커피를 구매하는 방식은 직접 무역 형식으로, 여러 유통 단계를 거쳐야 할 필요가 없어 농민들에게 제대로 된 소득을 쥐어줄 수 있다. 최저구매가격을 보장해 농민의 생활을 보장하자는 취지의 공정무역보다도 진일보한 방식이다.

정 시장은 “한솥과 거래하게 된 농민들은 기존에 비해 10% 정도 커피값을 더 받게 됐다”며 “농민들의 삶이 많이 개선되어 매우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솥과 찬차마요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영덕 한솥 대표는 텔레비전을 보다 우연히 찬차마요의 사연을 접했고, 직접 정 시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마침 한솥은 국내에서 커피 사업을 해보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찬차마요에서 생산되는 커피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한솥 관계자는 “매장에서 식사부터 커피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찬차마요 커피를 발견한 것”이라며 “‘따뜻한 도시락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는 회사 비전과도 맞아 떨어져 손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솥은 커피 판매로 인한 수익금 역시 찬차마요 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정 시장은 “폭우로 산이 무너져 길이 막히는 바람에 2년 동안 농민들이 애를 먹었는데, 한솥이 불도저를 보내줘서 길을 다시 낼 수 있게 됐다”고 예를 들었다. 한솥은 조만간 어린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도 지원할 방침이다.

단순히 찬차마요의 농민들만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한솥이 들여오는 커피는 찬차마요 시에서 인정한 최상 등급(AA90+)의 커피로, 국제 시장에서도 그 맛을 인정받을 정도의 품질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한솥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에서 8000~1만2000원 가격대로 판매하는 스페셜티를 한솥에서는 2000원(아메리카노)이면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솥은 올해 들어 드립 커피, 파우치형 커피, 캔 커피를 잇따라 출시하며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조만간 한솥 매장이 아닌 유통점을 통해서도 선보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