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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내고 돈 꿔주는 시대…유럽 마이너스금리 속출, 일본도 곧 합류할 듯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돈이 제값을 못하는 시대가 됐다. 유럽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추가 양적 완화를 시사한 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단기 국채 금리가 속속 마이너스 대로 떨어지고 있다.

중국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렸고, 일본은행도 오는 30일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검토하고 있어 당장 유럽처럼 마이너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돈 값은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27일 국제금융시장에서 덴마크, 스웨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대다. 독일은 최근 사상 최저인 -0.327%까지 떨어졌다.

돈 빌리는 사람이 이자를 내는 게 아니라, 돈 꿔주는 사람이 돈을 내는 처지가 된 셈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23일 현행 -0.2%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등 모든 수단을 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ECB가 12월에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월 대규모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달 600억유로 규모로 돈을 풀고 있는 ECB가 추가 조치에 나서면 내년 9월까지인 이 프로그램을 연장하거나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등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비(非) 유로 국가들도 유로화가 싸지면 예금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 프리츠 주브루에그 통화정책 위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2월 통화정책 평가에서 대내외적 상황을 모두 분석할 것이라며 ECB가 추가 부양책에 나설 경우 이를 정책에 고려할 것을 시사했다고 마켓워치가 26일 보도했다.

앞서 덴마크는 현 -0.75%인 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이었지만, ECB 변수에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제로(0)’ 금리인 일본도 30일 추가부양책을 단행하면서 마이너스에 근접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크레딧스위스는 일본은행이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50%로 예상했고, 소이에테제네랄은 현 80조엔인 연간 본원통화 목표치를 85조엔으로 확대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도 지난 23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했다. 27일~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여건을 점검하는 데 앞서 선제적 대응한 것이다. 중국의 기준금리는 4.35%로 연간 경제성장률 6~7%를 한참 밑돈다. 명목상은 플러스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인 셈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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