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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테말라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당선자 “국민 기만하지 않겠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과테말라 대통령 선거에서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월 지지율이 0.5%에 불과한 후보가 6개월 뒤인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것. 게다가 이 후보는 20년간 정치를 풍자해 온 코미디 배우 출신에다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생초짜’다.

지미 모랄레스(46) 대통령 당선자 얘기다. 25일 개표에서 득표율 70%대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국민통합전선(FCN)당 소속 모랄레스 당선자의 영화같은 정치 인생이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2007년 영화 ‘솜브레로(큰 모자)를 쓴 대통령’에서 대통령이 될 뻔한 카우보이를 연기했다. 극 중에선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는 인물이었다.

모랄레스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만해도 ‘농담’처럼 여겼지만, 지난달 대통령, 부통령, 여당 대표, 중앙은행 총재 등 정치 엘리트들이 줄줄이 뇌물 수수로 구속되는 스캔들이 터진 뒤 농담이 아닌 게 됐다.

모랄레스는 ‘부패도 아닌, 도둑도 아닌’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부패한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으로부터 단숨에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모랄레스가 정치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 유권자에게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그는 유세 중 “나는 20년 동안 사람들을 웃겨왔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여러분을 울리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모랄레스 당선자는 25일 밤 승리를 확정한 뒤 “국민이 부패와 싸울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신과 국민에게 헌신하겠다”며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여러분을 기만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일각에선 비주류 출신 대통령의 당선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전문가 필립 치콜라는 “모랄레스가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라는 점이 이점으로 다가왔지만, 실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도 좌파 ‘과테말라를 위한 만남’ 당의 나인스 몬테그로 의원은 “모랄레스가 가까운 미래에 변화에 실패하면, 시위자들이 다시 길거리로 나설 것이다”며 “과테말라인의 참을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모랄레스는 꼭두각시일 뿐 실제 주도세력은 국민통합전선의 전직 군 고위 관료들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모랄레스는 내년 1월 14일 공식 취임 이전에 과감한 반부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일각에선 전망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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