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핀포인트 상품, 스마슈머(스마트+컨슈머) 마음 사로잡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자외선 차단제는 손에서 얼굴로 옮겨 바르는 것이 당연했다. 익숙함을 당연함으로 여겼던 소비자의 행동에서 화장품업계는 ‘불편함’을 발견했다. 액체가 흐르지 않으면서 균일하게 찍혀나오는 주차 스탬프에서 영감을 얻은 화장품업계는 팩트처럼 찍어서 바르는 ‘쿠션 화장품’을 내놨다. 손등에 제품을 뭍히는 작은 불편함을 해결한 쿠션 화장품은 현재 총 13개 브랜드에서 적극적으로 출시,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상품이 됐다.

소비자가 똑똑해졌다. 가격비교, 성능분석은 기본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상품을 찾기 위해 발품도 마다하지 않는 스마슈머(스마트+컨슈머ㆍ똑똑한 소비자)는 유통업계의 최대화두로 떠올랐다. 스마슈머의 마음을 잡기 위해 유통업계도 더욱 현명해졌다. 비슷한 상품들이 쏟아지는 대량생산시대, 생활 속 작은 불편함까지 ‘콕’ 집어서 해결, 소비자의 공감을 얻고 있는 ‘핀포인트’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라면 하나쯤은 갖고 있을 쿠션 화장품도 핀 포인트 상품 출시의 좋은 예다.

모나미 키친마카. [사진제공=모나미]

소비자도 몰랐던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상품들이 있다. 최근 모나미는 물에 지워지지 않고 주방세제에는 쉽게 지워지는 기능성 생활마카 제품인 ‘키친마카’를 내놓으며 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는 식품 저장용기나 내용물에 유통기한을 표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라벨을 부착해야했다. 용기를 직접 표기하더라도 수정이 어려웠다. 이 치킨마카는 집안정리, 냉장고 정리까지 쉼없이 ‘정리의 늪’에 빠져있어야 하는 주부들을 펜 하나로 해방시켜주며 이미 주부들 사이에서는 주방의 필수용품으로 자리잡았다.

모나미 측은 “유성매직과 잉크 성분은 동일하나 합성수지 첨가 농도를 조절해 주부들의 불편을 콕 집어 해결한 제품을 내놓게 됐다”며 “냉장고 정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주부들의 일상생활 관찰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가 제품에까지 연결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셔츠는 당연히 다려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상품도 나왔다. 다림질이 귀찮은 독신 남성이나 바쁜 맞벌이 부부들의 생활패턴을 분석한 강력한 링클프리 셔츠들이 바로 그것이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가을겨울시즌 제품으로 아이론프리 셔츠를 내놨다. 신발 끈을 풀고 쪼는 과정까지 콕 집어 해결한 상품도 출시됐다. 좌식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식당 등에서 신발을 벗고 앉을 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평소에 유심히 관찰했던 트렉스타는 3년간의 개발 끝에 손을 대지 않아도 신발끈을 조이고 풀 수 있는 ‘핸즈프리’ 제품을 출시했다. 발로 발뒤꿈치 아래쪽 장치를 밀면 신발끈이 자동으로 감기고 신발 뒤 버튼을 누르면 풀린다.

소비자의 일상 매순간을 관찰하는 것이 곧 상품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기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소 소비위축 등 저성장기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면밀하게 소비자 생활을 관찰하고 얻은 아이디어들이 기업의 신성자옹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품들은 소비자 행동의 한 부분을 바꿔놓음으로써 생활 패턴이 익숙한 소비자의 공감을 얻고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한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