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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신토불이 실종, 밥상에 ‘국산 생선’ 사라졌다
-세네갈산 갈치, 노르웨이산 고등어 등 외산이 식탁 점령

-가격경쟁력 외산이 더 높아 신토불이 고집할 수 없는 현실

-전문가들 “토종, 토종 외치기 보다는 경쟁력 살릴 방안 필요”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오늘 먹은 갈치는 세네갈산(産), 어제 먹은 고등어는 노르웨이산(産).’

밥상 위에서 국산 생선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흔하게 잡혀서 ‘국민생선’이라고 불리던 명태, 고등어, 갈치 등의 생선도 수입산이 식탁에 오른지 오래다. 이상 기온과 어족자원 고갈 등의 이유로 조업량이 줄어들자 저렴한 가격의 수입 수산물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1인가구 시대, 넘쳐나는 싱글족 시대로 좀더 간편하고 값싸게 먹기에도 외국산이 경쟁력이 더 있다는 점에서도 국내 생선은 갈수록 우리 식탁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신토불이만 고집하는 세상은 안되겠지만, 국산 수산물이 좀더 경쟁력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2분기까지 수산물 수출액(9억5831만달러)은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로 작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반면 수산물 수입액(22억5734만달러)은 2000년대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작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사진설명>신토불이. 이 단어가 우리 밥상에서 사라졌다. 최소한 생선 쪽은 그렇다. 국산 생선 대신 외국산 생선이 밥상에 오른지는 오래됐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외산 수산물이 더 경쟁력이 있는 게 주요 이유다.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외국산 갈치를 고르고 있다. 외국산 수산물의 대표 주자인 외국산 문어, 대게, 랍스터.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수입 수산물이 늘고 있는 것은 마트나 시장에 한번만 나가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미국, 러시아, 세네갈, 노르웨이,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양한 나라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2008년만 하더라도 수산물 가운데 수입산의 비중이 15%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48%로 구성비가 3배 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수입생선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39.9%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돋보인다.

수입 수산물이 늘어나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생선이 잘 안 잡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해 어종의 변화가 생겼으며,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든 탓도 있다. 공급이 줄어드니 국산 생선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원산지 발굴을 통해 가격안정화에 적극 나서면서 수입 수산물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수산물 품목별로 보면 수입(금액 기준)이 가장 많은 것은 명태며 새우, 연어, 낙지, 참치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명태의 주 수입국인 러시아는 최근 대게 및 게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새우의 비중이 높다. 또 노르웨이로부터의 주요 수입 품목은 연어와 고등어로 전체의 80%를 넘게 차지한다.

[사진=이마트 제공]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로 랍스터, 연어 등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랍스터는 대형마트가 항공직송으로 들여오면서 마리당 1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대중화됐다. 샐러드 등으로도 인기가 높은 연어는 올해 2분기 기준 수입금액 상위 3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4년 5위, 2013년 8위에서 꾸준히 상승한 것이다.

박장대 이마트 수산식품팀장은 “가계 물가 안정화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 수산물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비자 입맛이 바뀌고 있는데다, 별미를 찾는 고객들이 급증해 수산물 수입국의 반경을 넓혀 소비자 니즈에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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