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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백 대신 명품 인테리어…‘생활명품族’ 는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본인 만족과 과시의 경계에서 때로는 과소비라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명품 소비’의 영역이 최근 개인적인 공간인 ‘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의 관심사는 무슨 가방을 들었냐가 아닌, 어떤 브랜드의 생활용품, 주방용품들로 어떻게 집을 꾸몄느냐다.

중학생 아들을 둔 주부 홍지숙(가명ㆍ46) 씨는 최근 백화점 세일 기간을 기회삼아 평소 눈여겨보던 프랑스 브랜드의 접시세트와 티스푼 세트를 샀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지불했지만, 명품백을 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 씨는 “손님 초대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테리어나 주방용품에 관심도 높아지고 투자하는 비용이 늘어났다”며 “친구들과도 집은 어떻게 꾸미고, 냄비나 접시는 어떤 브랜드를 사는지에 대한 대화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생활명품 편집매장 피숀 전경. 명품 인테리어에 고객들 시선이 쏠리면서 이같은 편집매장 등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 혹은 특별한 날을 위한 명품소비가 아닌 평소 생활공간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생활 명품족’이 늘고 있는 셈이다.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가정을 돌아다니면서 티타임이나 식사시간을 가지는 것이 유행, 손님 대접을 위해 ‘가방 살 돈으로 그릇을 산다’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명품백 하나씩은 들고 다닐 정도로 대중화되면서 명품백은 더이상 과시용이 아니게 됐다”며 “요즘 강남이나 분당권 주부들 사이에서는 친구들이나 손님을 초대해서 집기나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것이 또다른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같은 트렌드에 힘입어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서도 백화점 내 리빙편집매장들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더 까다로워지고,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서 다양한 브랜드를 소싱하고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하는 모습이다.

신세계 바이어가 직접 전세계를 돌며 상품을 소싱하는 생활명품 편집매장 ‘피숀(PISHION)’에서는 도자기,테이블웨어, 침구, 기프트 등 100여종의 상품과 홈 컬렉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중년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최신 리빙스타일을 소개하는 피숀의 매출은 지난해 8%, 올해 9월까지 8.5% 신장, 백화점 내 상품 카테고리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대통령 관저와 대사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의 럭셔리 테이블웨어크리스토플(Christofle), 도자기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 전세계 최고급 레스토랑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은 프랑스 테이블웨어 아필코(Apilco) 등의 상품들이 인기다.

AK플라자 분당점 5층에 위치한 대규모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테이블5(Table5)는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수입 브랜드를 포함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리뉴얼을 통해서는 인테리어 소품 및 소가구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고 에반샵, 프루라쥬 등 가드닝 소품 브랜드도 추가했다. 유럽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킨포크적인 식문화 트렌드 등에 관심이 많은 20~40대 젊은 여성 고객들이 주로 찾으며 주말 하루평균 2000명의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포커시스의 와인식기 건조대, 꼬떼따블의 아메리칸 머그컵과 콘스탄스 테이블웨어, 독특한 디자인의 리비에라메종의 그릇 ‘누들스 투고’, 느룹나무 까페 테이블, 와인 테이블 램프 등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아이템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 패션만큼 인테리어도 중시하는 주부 고객들의 매출이 약 70%를 차지할 만큼 많다”며 “독특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의 시그니처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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