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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절의혹 신경숙 ‘전설’ 독자들…국내첫 집단 환불소송 나선다
“불량품 물어내라는 당연한권리…먹튀작가·출판사 상대 경종”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소설가 신경숙<사진>씨의 1996년작 단편 ‘전설’의 독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 법적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표절 시비에 휘말린 책에 대한 독자들의 집단소송은 전례 없는 일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이달 중으로 신씨의 ‘전설’이 수록된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개정 전 ‘오래전 집을 떠날 때’)을 구입한 독자들을 모아 출판사 창작과비평사를 상대로 환불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현 원장은 지난 6월 신씨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이날 신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정승면)에서 첫 고발인 조사를 받는다.

현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문화상품 생산자와 소비자로 본다면 하자가 있는 불량상품에 대해 물어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소송을 통해 표절로 멍든 문학계에 경각심을 주고 싶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창비사의 소유주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 없다”며 신씨를 옹호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그동안 사과의 말이나 물질적 보상 등 어떤 식으로든 독자를 달래주는 조치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표절이 드러나도 발뺌하거나 ‘먹튀’를 하는 작가와 출판사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표절 시비가 일어난 서적에 대해 원작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나 출판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적은 있지만, 독자들이 직접 환불소송을 제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될 예정이다.

법원이 독자들의 피해를 인정해 환불이나 위자료 지급 등의 조치를 내릴 경우, 그동안 혐의 적용이 어렵다며 소극적으로 이뤄졌던 검찰의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표절 의혹으로 출판사에 실제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서다.

한편 신씨의 표절 논란은 소설가 이응준씨가 지난 6월 온라인매체 기고문을 통해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표절을 부인했던 신씨는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창비는 ‘전설’이 수록된 단행본 ‘감자 먹는 사람들’ 출고를 정지시킨 상태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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