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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이윤미] 베스트셀러를 위한 변명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죠”

소설가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가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순위를 발표하는 한국출판인회의 관계자가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라면을 끓이며’는 9월 넷째주 예약판매만으로 ‘주간베스트셀러’ 11위에 오르면서, 2, 3개 온라인 서점의 판매만으로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는지 의혹이 제기됐다. 조작 의혹을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새움 출판사 이정서 대표는 “책도 안 나온 데다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주간 종합베스트 순위를 보면 200위 안에도 ‘라면…’은 없다. 예스24에는 주간 39위에 올라 있다”며 “그런데도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합한 순위 11위에 오른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출판사 문학동네는 반박 자료를 내고 예약판매 기간 중에는 온라인으로만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기록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라면을 끓이며’의 각 서점 판매기록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다. 조작 흔적이 있다면 쉽게 찾아낼 수 있다”며,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출판인회의 역시 평소대로 순위를 발표했을 뿐이라며 집계방식을 공개했다. 현재 출판인회의의 집계방식은 8개 서점의 종합베스트셀러 순위(1~20위)를 바탕으로 1위는 20점, 2위는 19점 식으로 점수화하고, 여기에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갖고 있는 교보, 영풍, 반디앤루니스는 가중치 1.7배를 두는 방식이다. 출판인회의 측은 집계방식을 다양한 형태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1~10위까지는 같고, 11~20위까지는 한두 권이 서점에 따라 빠지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베스트셀러 순위는 400여곳 출판사를 회원사로 둔 출판인회의가 2008년부터 발표해온 주간베스트셀러가 유일하다. 이전에는 각 서점이 이를 발표해오다 객관성확보가 어렵고 조작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출판인회의가 나선 것이다. 일부에서는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판매량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출판사나 서점이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건 오래 관행이다.

베스트셀러 순위는 독자를 위한 도서정보제공 서비스 차원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 주간에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봐야 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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