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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에도 골치 아픈 ‘미친 전셋값’, “연휴가 연휴가 아닙니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전세계약 만료일이 9월27일인데요. 집주인이 전세 올려달라고 이제 연락 왔습니다. 그것도 3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하네요.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네이버 카페 ‘흥부야 재테크하자’에 올라온 아이디 ‘bums****’(이하 b씨)의 고민상담 글이다.

b씨는 “적어도 만료일 한 달 전에는 연락을 해줘야 준비를 할 텐데 연락이 없어서 ‘자동연장’으로 알고 좋아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냥 살아도 무방한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했다. 

전셋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세입자들이 편하지 않은 추석연휴를 보내고 있다. 강남의 한 중개업소에서 행인이 게시물을 보고 있다.

전세난이 확산되면서 전세 만료일 직전 전셋값을 올려달라는 집주인 때문에 좌불안석인 세입자가 많다. 요즘 인터넷 포털 ‘네이버’나 ‘다음’의 부동산 관련 카페나 블로그엔 이런 고민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남들은 추석 명절 연휴라고 맘이 들떠 있지만, 이런 경우 다르다. 황금연휴는 커녕 좌불안석 연휴다.

이들은 한결 같이 당장 수천만원씩 전세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를 감당할 상황이 아닌데 새 전세를 구하자니 마땅치 않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이런 세입자에게 추석연휴는 마음놓고 편히 쉴 수 있는 휴일이 아니다. 전세자금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렸을 경우 한 달에 얼마나 내야할지 따져봐야 한다. 틈 날 때마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 물건을 검색해 보고 혹시 만만한 다른 전세나 나왔는지도 찾아봐게 된다.

용인 수지에 사는 직장인 H(41세) 씨는 “올 11월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데 아직 전세를 찾지 못했다”며 “요즘은 반전세 물량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올 추석연휴는 마음 편히 쉴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신혼부부 등 일부는 추석연휴 부모님 집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의향을 조심스럽게 전달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안양시에 사는 결혼 1년차 K(31세) 씨는 현재 임신 3개월차로 내년 3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세 연장을 위해 디딤돌대출로 1억2000만원을 대출받으려고 알아봤지만 아무리 따져봐도 부담이 너무 크다. K 씨는 “조금 불편해도 시댁에 들어가서 사는게 어떨까 싶다”며 “조심스럽게 시댁에 다시 들어가는 문제를 상의할 것이라고 추석 전에 이미 맘을 다졌다”고 했다.

전세난에 추석이 편하지 않는 이들을 특히 불안하게 하는 건 추석이후 전세시장 전망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추석이후 전세시장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몇년간 추석이후 가을 이사철엔 전셋값 상승폭이 커졌다”며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9월 0.46%, 10월 0.47% 올랐다. 2013년엔 9월 1.57%, 10월 1.59% 뛰었고, 2012년에는 9월 0.47%, 10월 0.64% 각각 상승했다. 2012년도와 2013년도의 경우 10월 아파트 전세 상승폭은 연중 가장 컸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아무래도 올 추석연휴엔 전세 문제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며 “전세난이 추석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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