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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국명화만 찬밥?…한국은행 ‘이상한’ 미술품 평가에도 모르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한국은행이 소장 한국화 중 일부가 감정평가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말 ‘미술품 관리방법 개선 방안’을 도입했음에도 관리 부실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재철(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소장한 마르크 샤갈과 호안 미로의 복제 그림은 각각 49만2000원, 76만5000원에 평가됐다. 반면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수차례 수상한 강지주 화백의 한국화 ‘청산’은 50만원으로 감정됐다. 

(왼쪽부터)호안 미로의 복제그림, 강지주 화백의 ‘청산’ [사진출처=심재철의원실]

강 화백의 그림은 한은이 소장한 630점의 동양화 중 30점을 가려서 펴낸 ‘근현대 한국화 명품 30선’에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심 의원실 측은 “강 화백의 그림은 10호 크기가 130여만원에 판매된다. 이 그림이 22호인 점을 고려하면 200만원이상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며 “한은 관리자들은 미술품 감정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화 명품 30선에 포함된 다른 작품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곽남배의 ‘묵매’, 안동숙의 ‘천도’, 정은영의 ‘화접도’의 가격도 50만원에 매겨졌다. 한은은 미술품 관리방법 개선 방안에 따라 감정가액이 50만원이 안 되는 작품의 경우 미술품이 아닌 ‘장식품’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다. 한은이 보유한 다수의 한국화는 장식품과 미술품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고 있다.

한은의 미술품 관리 부실은 일부 소장품의 가치가 반타작 난 데서도 드러났다. 한은이 1200만원에 매입한 강호문의 그림이 25만원에 평가되는 등 7억2414만원으로 사들인 253점의 미술품들은 3억8390만원으로 감정됐다.

현재 한은은 시가 60억4734만원 상당의 미술품 1031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65년 동안 2001년과 2012년 단 두 차례 시가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 의원은 “미술품에는 전문적인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며 “한국은행이 비록 독립된 법인이지만 소장 미술품을 국립미술관에 위탁 관리한다면 예산낭비와 비상식적인 평가ㆍ관리라는 오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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