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가격에 성능은 좋은 스마트폰’
전 세계 소비자가 찾고, 또 전 세계 제조사들이 만들기 원하며, 전 세계 통신사들이 팔고 싶어하는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적당한 가격, 성능 좋은 스마트폰’에 대한 시각은 소비자와 제조사, 또 통신사 모두 다르다. 제조사가 좋아하는 폰은 소비자에게 비쌀 수도 있고, 소비자가 좋아하는 폰은 통신사 입장에서 썩 내키지 않는 모델이 되곤 한다.
‘루나’는 가격과 성능에서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시각이 주로 담긴 스마트폰이다. 45만원의 출고가에, 지금 써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지난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사양, 그러면서도 디자인은 올해 유행에 맞춘 금속 일체형 스마트폰 ‘루나’는 바로 SK텔레콤이 보는 ‘좋은’ 제품이다.
사양표에 나온 숫자들은 지난해 상반기 출시됐던 갤럭시S5나 G3와 비슷하다. 인터넷 검색을 하고 동영상을 보며, 메신저를 주고받고, 고사양 게임을 하는데도 나름 ‘고급 사용자’라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오히려 올해 나온 일부 고가 스마트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발열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검증된 퀄컴 스냅드래곤801 프로세서의 최적화가 빛난 순간이다.
베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일반적인 통화, 야구 경기 시청, 웹 검색을 했음에도 12시간 가량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개인별 사용 패턴에 따라 최종 평가는 다르겠지만, 비슷한 사양의 갤럭시S5, G3 베터리보다는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1300만 화소 카메라는 연속촬영, 움짤(gif), HDR(색 강화), 풀HD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했다. 여기에 다양한 후보정 기능을 추가, 특정 색만 강조된 재미있는 사진 결과물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올해 나온 최신 스마트폰과 같은 빠른 구동 속도나 “와” 소리가 나올 정도의 선명함까지는 무리였다. 찍은 풍경을 확대해보면 색이 뭉게지거나, 빛의 양이 부족할 때는 ‘폰카’의 한계를 숨기지 못했다. 움짤 모드에서는 사람의 팔다리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사진 품질 자체가 조악해지는 모습도 보였다. 일상 생활에서 주요한 촬영 도구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자랑할 만큼 좋은 사진까지 바라기에는 아쉬운, 딱 작년에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 카메라 정도였다. 대신 전면카메라는 올해 나온 최신 고급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보여줬다.
디자인은 ‘루나’의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최대 약점이다. 전체적인 제품 크기, 두께, 금속 케이스의 색감과 질감까지 아이폰6플러스 판박이다. 심지어 아이폰6 디자인의 결점인 광활한 상하 베젤, 후면 안테나 띠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다만 아이폰6와 달리,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앉아도 휘어지지 않은 견고한 디자인에서 ‘루나’가 아이폰6보다는 좀 더 뒤에 나온, 개선된 제품임을 알 수 있었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