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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여성경제인의날’ 대통령 표창…한백식품 박향희 대표] “엄마가 구워준 김맛이 목표죠”

MD권유로 비행기 타고 첫 中출장…손구이김 인기에 수출 생각하게돼


“기계가 구운 맛이 우리의 김 맛인 것 처럼 바뀌어버렸어요.”

김 맛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다. 심심한 밥상도 김 하나면 ‘만사 오케이’. 짭짤하고 고소한 김 구이 덕에 해치웠던 밥 공기를 떠올리면 꽤 아무것도 아닌 ‘김 구이’는 우리 식탁 위에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해왔다. 한백식품의 박향희(47) 대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 ‘김 맛’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작은 노점에서 시작한 장사로 시작해 오늘날 ‘박향희 구이김’을 전국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동남아, 호주 등에 수출하기까지, 국내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의 비결은 바로 ‘엄마의 맛’이다.  


“손구이 김 맛은 정말 우리나라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손구이김의 맛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이처럼 어디에도 지지 않는다. 연매출 60억원. 손구이김으로 소위 ‘성공’을 했지만 시작은 청주 육거리시장의 작은 노점이었다. 박 대표는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장사를 하려고 하니까 밑천이 없더라. 노점이라도 해서 팔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손구이김을 떠올렸다”고 했다.

처음 1년은 어려웠다. 가격의 영향이 가장 컸다. 비싸다고 사람들이 외면하던 그의 손구이김은 결국에 ‘맛’으로 입소문을 탔다. 2006년 달인을 소개하는 한 방송에 소개되면서 ‘박향희 손구이’는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비싸다고 사람들이 사먹지를 않았는데 김을 사갔던 사람들은 꼭 재구매를 했다”고 했다.

‘구이김’이라는 평범한 아이템을 브랜드화하기까지, 박 대표가 만드는 손구이김이 가진 특별함은 모두 최고의 맛을 위한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박 대표는 매해 겨울 최고품질의 재래김과 돌김 등을 섞은 원초 1년치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맞춘다. 박 대표는 “1년치를 맞춰서 사놔야 중간에 떨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넉넉히 준비한다”며 “좋은 원초를 쓰기 위해서 한겨울에 다 맞춰 놓는 것”이라고 했다. 기름 역시 물류비 등의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선함을 위해 직접 깨를 짠다. “들기름은 신선해야 한다. 직접 짠 맛과 수입한 맛은 비교할 수가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맛있는 김이 전국에 소개된 데는 대형마트의 도움이 컸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롯데마트 MD의 권유로 중국에서 열린 ‘한국상품 특별전’에 참가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시식행사를 하면서 외국인들이 우리의 김 맛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비행기도 타 본적 없던 내가 수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현재 박 대표의 구이김은 국내 대형마트 뿐 아니라 동남아, 호주, 미국, 일본 등에 수출되고 있다. 박 대표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박향희 구이김은 없었다”며 “맛을 알아보고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박 대표는 여성경제인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표창을 받으면서 그는 사실 걱정이 더 앞섰다고 했다. 박 대표는 “너무 감사했지만 아직은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서 걱정부터 앞섰다”며 “지금의 모습이 거품이 되지 않도록 좀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최고의 김 맛을 알게 하는 것이 박 대표의 목표다. “엄마가 구워주셨던 김의 맛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계가 구운 맛이 우리의 김맛인것 처럼 바뀌어버렸다”며 “엄마의 김 맛을 재현해서 전국민이 알게 되는 날까지 노력할 것이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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