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사실상 종료된 8월에는 요우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하면서 서울시내 백화점과 면세점에 몰려들었다. 최근 요우커의 쇼핑 매출도 작년 수준에 근접하면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유통업계는 9월 중추절과 10월 국경절인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우커 특수를 살리기 위해 중국 현지에서 대형 중국 관광객 유치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한류스타들과 함께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요우커들이 다시 돌아온다=2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중국인 비중이 가장 큰 서울 소공점의 8월 네 번째 주(24~30일) 중국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불과 5% 적었다.
아직까지는 1년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8월 주별 중국인 매출 감소율(작년동기대비)은 ▷1주차 40% ▷2주차 40% ▷3주차 20% ▷4주차 5% 등으로 점차 감소율이 줄어들고 있다.
더구나 메르스 사태가 터진 6월(-40%)과 다음 달 7월(-50%)의 중국인 매출이 작년의 절반 수준까지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 사이 극적으로 반전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8월의 매출은 작년과 비교했을때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라면세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유커 발길이 끊어진 6~7월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5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8월말에는 지난해 동기의 80% 이상으로 회복했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의 8월 중국인 매출 감소율(작년동기대비)도 8%로 회복세가 완연하다.
6~7월 31%나 급감했지만, 이후 한 달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 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인 쇼핑 실적이 작년과 비슷해졌다는 사실이 곧 중국인 쇼핑 수요가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갔다는 뜻은 아니다.
롯데백화점 소공점의 경우 올해 들어 메르스가 발병하기 전 1~5월의 중국인 매출 증가율(작년동기대비)이 52%에 이르렀다. 이 정도의 ‘폭발적’ 성장 궤도에 다시 오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8월 절대 매출액도 5월과 비교하면 18% 정도 아직 적은 수준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늦어도 10월 중에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일단 다시 작년 동기대비 증가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9월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특수를 위해 면세점 업계들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현지 설명회ㆍ한류 콘서트…9ㆍ10월에 ‘올인’=유통업계는 다가오는 중국 중추절(9월 26~27일)과 국경절(10월 1~7일)이 향후 ‘중국 특수 정상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에버랜드와 함께 다음 달 9일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지구 히말라야 예술센터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삼성 관광사업 브랜드 설명회’를 열고 유커 유치에 나선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중국 현지로 날아가 다시 한번 직접 ‘관광 민간외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신라면세점은 국경절을 앞두고 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점과 제주점에서 300달러 이상 구매한 중국인 자유여행객에게 1000만원ㆍ500만원ㆍ100만원ㆍ1만원 선불카드 등을 받을 수 있는 즉석 당첨 쿠폰을 증정한다.
또 올해 말까지 중국인 관광객에게 혜택 모음 패키지 ‘창유예포(어디서나 통하는 선물 꾸러미)’를 선물한다. 서울점은 자유여행객 유커에게 구매액에 따라 T-머니카드(5000원), 와이파이 4일 무료이용권, 서울 N타워 입장권 또는 셀카봉, 에버랜드 입장권 또는 휴대전화 충전기, 신라면세점 3만원권 등을 주고 제주점은 방문 유커에게 제주테지움 1인 입장권, ‘맛있는 제주’ 식당 1만원 이용권 등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도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부산광역시와 함께 9월 4일부터 이틀간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패밀리 콘서트’를 연다. 이틀간 1만2000명이 관람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롯데면세점ㆍ롯데호텔ㆍ롯데어드벤쳐 관광업 3개사가 초청한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이다.
서울 패밀리 콘서트 일정도 앞당겼다. 당초 11월로 예정되었으나 10월로 앞당겨 개최하는 이유는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롯데 측은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중국인 2만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1일 잠실 롯데월드 ‘나이트 파티’에도 중국인 1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롯데는 추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부터 명동지역 비즈니스 호텔 31곳에서 체크인 고객들에게직접 롯데백화점 할인 쿠폰이 담긴 리플릿과 마스크팩을 선물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인천공항·홍대입구 등 주요 관광지역과 명동 롯데타운 안에 중국인관광객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자동 전송하는 ‘비콘(beacon)’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다. 유커가 ‘중국 카카오톡’격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신’을 켜고 ‘흔들기’ 기능을 사용하면 음료교환권, 여행용 캐리어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다.
attom@heraldcoe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