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당국이 불안정한 경제사정으로 외화가 급속하게 빠져나갈 것에 대비해 공안까지 동원해서 강력한 외환통제에 들어갔다. |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 은행들이 달러화 통화선물을 판매할 때, 판매액의 20%를 중앙은행에 0% 금리로 예치하는 제도를 10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위안화 절하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통화선물 투자를 기회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소유한 시중 대형은행들도 기업고객들이 보유한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도록 유도하기 시작했다. 금융규제 당국은 지인이나 친인척을 통해 개인별 한도를 초과하는 달러를 환전하는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했다. 또 공안과 함께 불법 환전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도 돌입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은 최근 달러 유출 조짐이 심상치 않은 데 있다. 중국 정부는 개인의 연간 환전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확실한 사용처를 밝히지 않으면 해외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말 4조 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고는 최근 3조4100억 달러 선까지 뚝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1일 저녁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위안화의 불안전성과 자본유출을 중국 경제 최대의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8월 11일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빠져나간 돈만 1500~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어림잡았다. JP모건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빠져나간 돈의 규모가 3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해외상업부동산 투자액은 올 상반기 65억 달러로 지난 해 연간 105억 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장 밍 경제담당연구위원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강해져 3분기에는 자본유출 흐름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외환통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금융시장 개방을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과 함께, 금융시장과 경제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영국 런던 소재 투자회사인 스트래톤스트리트 앤디 셔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시장자유화에 대한 정부 발표까지 있었던 만큼 이번 제도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위안화 약세에 투자하기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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