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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여성 대통령 3걸의 날개없는 추락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 기대를 모았던 남미 여성 대통령 3인이 국정운영 실패로 난관에 봉착했다. 경제는 자꾸 뒷걸음질치고 권력형 비리 스캔들까지 겹쳐 올 한해가 집권 최악의 해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MDA의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들 71%가 호세프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실패’(failure)했다고 평가를 내렸다. ‘대단히 좋다’(great)나 ‘좋다’(good)고 응답한 이들은 모두 합쳐봐야 8%밖에 되지 않았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러시아, 인도와 함께 대표 신흥국으로 불리며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브라질이었지만 최근 경제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져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도, 정부가 내놓은 각종 경기부양책도 소용없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호세프 대통령이 4년 임기의 집권 2기를 시작한지 이제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브라질 민주주의 역사상 최악의 지지율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경제는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치솟았다. 하향세를 보이던 실업률은 지난해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6월 실업률은 전년동기 4.8%에서 6.9%로 증가했다.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14.25%로 인상했다. 경제대국 가운데선 금리가 가장 높으며 지난 11개월 동안 8번이나 인상을 감행했다.

정부의 부양조치에도 경제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2%로 예상된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은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스캔들과 정부예산 편법집행, 지난해 대선 불법자금 모금 의혹등을 비난하며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노동자당(PT)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대규모 시위도 벌였다.

아르헨티나는 사실상 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 1년 간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못해 지난 2001년의 디폴트가 다시 재현될 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르헨티나의 GDP 성장률을 -0.31%로 뒷걸음질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0.12%로 내다봐 성장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최근엔 악재가 하나 더 겹쳤다. 1990년대에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하던 알베르토 니스만 검사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의문사했기 때문이다.

생전 니스만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 테러를 감행했다고 보고 이란 당국자들을 추적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란과의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고자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을 철회하려고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조사를 막기 위한 정부의 조작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 10월 임기가 끝나는 대통령의 공교로운 레임덕이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2006~2010년 대통령을 지내며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 바첼레트 대통령은 2013년 재선에 성공, 지난해부터 2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80%에 달했던 과거의 지지율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일 발표된 GfK 아디마르크의 여론조사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달보다도 1%포인트 하락해 26%를 기록해 집권이래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자신의 아들이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은행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 5월 지지율 추락에 내각 전면 교체를 단행했으나 6월엔 대통령 실장이 하원의원 시절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사퇴하는등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은 칠레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칠레는 세계최대 구리생산국가다. 지난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파운드당 320달러가 넘었던 구리도 최근엔 23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8%,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저였다. 칠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2.5%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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