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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번홀 버디 화룡점정…‘Win-Bee’ 턴베리 점령
그의 예상대로 승부처는 16번홀(파4)었다. 14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선두 고진영(20·넵스)을 압박한 박인비(27·KB금융)는 승부홀인 16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고진영은 이 홀 두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로 향하면서 망연자실했다. 고진영은 결국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박인비와 3타 차로 벌어졌고 이걸로 승부는 끝났다.

박인비는 경기후 “16번홀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이번주 내내 16번홀이 매우 어려운 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16번홀에서 나흘동안 3타를 줄였다. 다른 선수들보다 4~5타 이기고 들어갔기 때문에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16번 홀에서 아이언샷이 좋았다”고 했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고진영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2000만원)다.

이로써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US오픈(이상 2013년)에 이어 브리티시오픈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달성했다. 세계 여자골프 역사상 7번째, 한국 선수 중 최초의 위업이다.

지금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서그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크스터(이상 미국·1999년), 카리 웨브(호주·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2003년) 등 6명이 전부였다.

박인비의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20개 대회 가운데 12승을 기록, 역대 한 시즌 한국 국적 선수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종전에는 2006년과 2009년의 11승이 최다였다.

박인비는 13번 홀(파4)까지 선두 고진영에게 3타 차로 뒤져 올해도 브리티시오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듯했다. 박인비는 그러나 14번홀(파5)에서 7m 가까운 거리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해 한꺼번에 두 타를 줄였고 이때 13번 홀에 있던 고진영은 한 타를 잃으면서 순식간에 동률이 됐다.

고진영도 파5홀인 14번 홀에서 반격을 노렸으나 파에 그쳤고 오히려 박인비가 16번홀에서 한 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면서 고진영을 압박했다. 그리고 승부처인 16번홀에서 고진영이 보기 퍼트에도 실패하면서 사실상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확정됐다.

외신들도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미국 골프매체 골프채널은 박인비 이름 ‘Inbee’에 승리를 뜻하는 ‘Win’을 붙여 ‘Win-Bee’라는 신조어로 박인비의 대기록 달성을 극찬했다.

다잡은 메이저 우승컵을 놓친 고진영이 준우승을 차지했고, 유소연(25·하나금융)과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가 나란히 8언더파 280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올해 한·미·일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최종합계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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