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100여년 전에 지어진 안동의 ‘까치구멍집’. 악취와 연기를 내보내기 위해 지붕 양측에 까치집을 닮은 구멍이 두개 뚫렸다. 안동시 성곡동 309-8번지에 있다가 2008년 SK그룹이 운영하는 고택리조트 ‘구름에’로 자리를 옮겼다.
1970년대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한옥들이 비수기에도 빈방이 없을 정도의 인기 리조트로 부활했다. 안동 전통한옥의 아름다움과 SK텔레콤 첨단 기술의 조화가 인기 요인이다.
13일 ‘구름에’에 따르면, 올 7~8월 리조트 예약률은 70%를 상회한다. 7월 말과 8월 초 주말에는 빈방이 아예 없는 상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신생 리조트여서 인지도가 높지 않고, 숙박료가 비교적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약률은 상당히 높은 편에속한다. 메르스 여파로 관광수요가 줄어들어 대부분의 리조트의 평균 예약률이 30~40%에 그치고 있다.
구름에는 전통 고택의 아름다움과 호텔식 서비스, 첨단 통신 기술을 결합한 독특한 리조트로 주목받고 있다.
1800년대 지어진 계남고택은 정면 7칸의 측면 7칸으로 된 팔작지붕 집이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1975년 원형그대로 안동시 도산면으로 이건됐다가 2008년 현 위치로 옮겨왔다. 객실 중 건축연도가 가장 오래된 박산정은 조선 선조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지(李遲)가 학문수양을 위해 1600년대 초에 건립한 정자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현대식 욕실과 화장실, 첨단 출입시스템과 개별 실내온도조절기,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가 더해졌다. 24시간 지배인이 상주하는 안내데스크와 도어맨 서비스 등 호텔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안동 장인들이 만든 광목이불, 이 지역 종부들의 협동조합에서 공급하는 한과, 지역 농산물로 만든 조찬도 인기다. ‘구름에’는 노년층 5명과 다문화 가정 주부 2명 등 지역 주민 20명을 채용, 지역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구름에 고택은 전통 고택의 활용가치를 찾으려던 안동와 고택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주목한 SK그룹의 협력해 만든 리조트다. 전통 고택의 가치를 계승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리조트를 운영하기로 하고, 2012년 이 업무를 전담할 사회적기업 ‘행복전통마을’을 설립했다. 많은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계승해 체험하고, 창출된 수익은 다시 사회에 환원된다.
김선경 SK행복나눔재단 실장은 “구름에는 휴식을 취하며 ‘비움’을 얻고, 지역의 전통 문화를 통해 ‘채움’을 얻어가는 휴가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관광객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지역사회에도 도움을 주는 사회적기업의 가치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