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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완종 리스트’ 수사주역 문무일-구본섭 ‘시원섭섭’ 원대 복귀
[헤럴드경제=함영훈ㆍ양대근 기자]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 일성과 함께 지난 4월12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을 둘러싼 수사에 착수했던 문무일 특별수사팀장이 “그동안 많이 못 도와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8일 원 소속인 대전지검의 검사장 업무로 복귀했다.

그동안 ‘수사팀의 입’이 되어 수사상황과 국민이 궁금해하는 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던 브리핑맨 구본선 부팀장도 자신이 기관장으로 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으로 돌아갔다.

“가장 치밀해야 하는 ‘유언(遺言) 수사’의 새 장 개척”이라는 호평과 함께 “미완의 수사”, “과연 좌고우면하지 않았나?” 등의 평가와 지적을 받았던 문무일-구본선 라인은 8일부터 기관장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3개월 동안 권오성 차장과 이원곤 차장이 각각 지휘관 직무를 대행했던 대전지검, 대구서부지청도 정상화됐다.

떠나기 하루전인 7일 기자실을 찾은 문검사장은 특유의 소년 다운 순수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등 감회 어린 모습이었다. 몇몇 취재진과 악수를 나누는 동안 미소를 띠기도 했지만, 모종의 아쉬움도 묻어났다.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한 문 검사장은 전주지검 남원지청에 근무하던 1994년 당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지존파 사건과 관련, 현장 탐문 수사를 통해 자동차 추락사고로 위장시킨 변사체에서 살해 흔적을 발견한 뒤 일당의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치밀함을 보이면서 검찰지휘부의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서울로 입성한 1995년에는 전두환, 노태우 등 12.12 쿠데타 주역들을 단죄하는 12.12, 5.18 특별수사본부에 발탁되고, ‘역사 바로세우기’가 끝난 뒤, 특수2부로 영전돼 숱한 수사족적을 남겼다. 2003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및 정치권 불법대선자금 수사팀에 차출돼 살아있는 권력핵심부 인사들을 단죄하기도 했다.

‘순수한’ 문무일은 그렇게 ‘앞만보고 가는’ 스타일의 검사이다. 비록 이번 ‘성완종 리스트’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문무일 답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을 받았지만,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일선 검사를 지휘하는 자양분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외풍을 견디는 지혜’ 같은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배웠음직 하다.

대검 대변인 출신인 구 지청장은 피의사실공표를 피하면서도 국민 알권리 충족을 위해 정제된 언어로 수사상황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맡았다. 사법원수원을 23기로 수려한 구 지청장은 수사와 기획 등에서 두루 역량을 발휘하며 서울지역 검찰청, 대검연구관, 공주지청장, 대검대변인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국민의 원성을 혼자서 받아내야 했고, ‘바이스 캡틴’으로서 고생하는 수사진을 다독여야 했으며, 수사검사와 검찰 수뇌부 사이를 조율해야 했던 외로운 자리였다.

많은 수사 성과와 그간의 노고에 대한 숱한 치하의 말들 사이로 제기됐던 ‘미완’, ‘반쪽 수사‘, ’외풍 차단 미흡‘, ’균형감 부족‘ 등의 지적이 앞으로 2~3년 뒤 검찰을 이끌게 될 문무일-구본선의 ’검찰 경영 철학‘에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해 진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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