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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주말엔 거침없이 ‘라이딩’
국민 레저문화를 바꾼 ‘자전거族’
한강변에 자전거족들이 부쩍 늘었다. 시장 보기나 통학용 자전거가 아니라 ‘져지’라고 불리는 유니폼과 안전헬멧, 크렛(신발을 페달에 고정시키는 장치)을 장착한 전용슈즈를 신고 싸이클 선수들이 이용하는 카본, 티타늄으로 무장한 수백만 원대의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열성적인 애호가들이 눈에 많이 띤다. 전국적으로 약 8000개의 자전거클럽이 있다고 한다. 직장과 동호회, 나이에 상관없이 자전거는 이제 우리 레저문화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자전거 열풍의 배경에는 2009년부터 시작된 4대강변 자전거길 조성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4대강 개발 논란은 여전하지만 함께 강변에 조성한 자전거길이 우리 생활과 국민의 생활 레저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대단하다. 또 자전거길이 우리의 레저문화를 크게 바꾸어놓은 것처럼 지역의 문화와 상권을 바꾸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함께 한강변 라이딩을 떠나보자.

아라뱃길을 향해 행주산성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버드나무 숲 사이로 간이주막집이 보인다. 허가도 없고 상호도 없이 주말에만 장이 서는 포장마차 수준이지만 라이더들이 편하게 막걸리 한잔과 파전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호객 행위도 없다. 단지 멀리서 잔차질로 피곤한 다리를 잠깐 쉬면서 땀 흘리는 즐거움과 낯 모를 이웃과 자전거로 연대를 느낀다. 

이웃한 곳에 자전거 수리점도 생겼다. 업자들이 자유로 길옆 자전거길 가까운 주차장에 이동정비차량을 세우고 들르는 자전거에 에어를 넣어주고 펑크를 때워주며 때로는 쉽게 고치기 어려운 기어와 휠셑도 고쳐준다. 자전거는 생각 밖으로 고장이 잘 난다. 특히 평크는 개인이 수리 세트를 가지고 다닐 정도다. 자전거 수리소가 생겨 매니아들이 가장 기뻐한다. 이런 수리점은 간단한 싸이클 장신구와 복장도 함께 판다. 한강 자전거길 곳곳에 포진해 있다. 

주말자전거 매니아들은 전철을 이용, 가고자 하는 행선지까지 자전거를 이동해 여럿이 함께 라이딩을 하며 여행을 한다. 한강 자전거길에서 역을 이용하여 라이딩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 팔당이다. 그래서 팔당역은 자전거 라이딩의 시발점이기도 하고 자전거 수리점부터 판매점, 대여점, 라이더들을 위한 음식점,카페들이 집결해 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중앙선폐선을 이용한 남한강변 27Km라이딩이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로 초보자에게 무리가 없고 팔당호를 낀 자전거길 주변경관이 뛰어나 눈이 즐겁다. 또 곳곳의 이색적인 포인트가 자전거 라이딩의 즐거움을 자아낸다.  ‘봉주르’라고 부르는 카페, 봉안터널을 지날때의 시원함과 이색볼거리, 곳곳의 쉼터들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초심자들은 팔당 다음 능내역까지 가지만 익숙한 자전차 매니아들은 양평 이포보까지 가서 돌아오는 길은 전철을 이용하기도 한다. 

능내역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선역이지만 역사적 사적으로 보존되고 있다. 이 역 주변은 전적으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서 인증을 하고 휴식을 하고 가까운 정다산 유적지를 방문하며 라이딩의 즐거움을 맘껏 즐기는 곳이다. 또 멀리 원거리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다.

일본의 자전거문화는 우리보다 한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나 실제 자전거길 조성은 우리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일본은 생활형이고 반면 한국은 스포츠 레저로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열성적인 한국의 자전거족이 전국으로 뻗어 있는 자전거 길과 함께 이제 휴가나 방학을 이용, 전국을 여행하고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놀이문화가 자전거길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그 시작이 한강변 자전거길이라는 점은 서울시민이 감사해야 할 일이다.

글ㆍ사진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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