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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망치한… 읍참마속… 김무성의 진퇴양난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상황이 딱 그렇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결정이 됐건 득보다 실이 많은 상황에서 김 대표의 외줄타기는 아찔하기만 하다. 이를 반영하듯 김 대표의 입장 역시 지난 일주일 사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김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의 뜻을 따르겠지만 유 원내대표와는 함께 간다”며 유 원내대표의 방패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6일 유 원내대표의 청와대를 향한 사과가 먹혀 들지 않자 28일에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지 않나”라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29일에는 “의총에서 최종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가 30일에는 “지금은 의총을 열 때가 아니며 유 원내대표가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오는 6일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되는 본회의 때까지 결정을 미룰 것임을 시사했다. 1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는 김 대표의 요청으로 아예 비공개로 진행됐다. 
1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김무성 대표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된 가운데 김무성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대표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처럼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는 데는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이 향후 자신의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세력 판도로 봤을 때 40여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친박계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당내 주류세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도 여전히 철옹성 같은 30%대의 지지율을 기반으로 한 ‘살아있는 권력’이다.

‘미래 권력’을 꿈꾸는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자, 절대적인 협력이 필요한 처지인 것이다.

김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현실화할 경우 뒤따를 당내 주류 비박계의 반발이다.

이 경우 2기 지도부 구성을 통해 당 장악력을 강화해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할 김 대표의 리더십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공산이 크다.

한 측근은 현재 김 대표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현 상황을 매우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리스크 없이 해결할 방도가 마땅히 없는 것을 김 대표 스스로가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1일 한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의 뜻도 존중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전하며 일단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를 끌어내리고 몰아내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도 김 대표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본인이 명예로운 마음가짐이 될 때까지는 누구도 흔들고 끌어내리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며 김 대표의 의중을 전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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