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애플워치가 피트니스전용 스마트밴드 핏비트(Fitbit)의 아성을 깨지 못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손목 전쟁’에서 ‘핏비트’는 챔피언의 자리를 수성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시장조사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업계의 예상과 달리 핏비트의 판매량은 애플 워치의 출시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출시 첫 주를 제외하면 지난 4월 이후 2개월간 핏비트의 주간 판매량이 줄곧 애플워치를 앞섰다. 이는 애플 워치가 피트니스 전용 스마트밴드 브랜드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의 집계에 따르면 애플 워치는 사전 주문량이 풀린 지난 4월 출시 첫 주 약 140만대를 기록한 이후 판매량은 급락해 6월까지 주간 판매량 집계에서 한번도 20만대를 넘기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10만대 이하까지 떨어졌다. 반면 핏비트는 5월 첫 주 약 30만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해 한 주 정도를 제외하면 내내 애플 워치의 판매량을 앞섰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250만명의 구매자 온라인 영수증으로 판매량을 집계했으며 이는 미국 상무부와 아마존의 매출 통계치와 같다.
핏비트는 건강 및 피트니스에 특화된 손목착용형 스마트밴드 혹은 스마트워치 제품이다. 사용자의 심장박동수와 운동량, 수면, 보행 및 주행 기록을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스마트폰이나 PC와 연동도 가능하며 전화 수신 알림 기능도 있다. 스마트워치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시리즈나 애플워치와 경쟁하고 피트니스 전용 스마트밴드로는 조본, 가민, 소니, 샤오미 등의 제품과 겨루고 있으나 손목착용형 웨어러블 부문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다르면 지난해 가을부터 조본, 가민,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 제품 판매량이 하락을 거듭해 연말까지 이어졌으나 핏비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리며 독주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지난달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핏비트는 지난 2009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080만대가 팔렸으며, 지난해에만 1090만대를 판매했다.
핏비트는 피트니스에 특화된 기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전세계적인 인지도 등이 애플 워치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핏비트의 가격은 모델별로 60~250달러이다. 반면 애플 워치는 최저가 모델이 350달러부터 시작하며 최고가 제품은 1만 달러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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