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엘롯기’ 동맹 ‘기’ 빠지나
KIA 6월 승률 1위 진격
엘롯기 대신 엘롯크?
빈자리 SK가 채울 조짐

선발·불펜난조 롯데 8위
고참들 줄부상 LG 9위 허우적



프로야구 LG, 롯데, KIA의 팬이라면 지겹도록 들었지만 참 듣기싫은 단어가 있다.

바로 ‘엘롯기 동맹’이다. 2000년대초 나란히 바닥을 전전하던 암흑기 시절을 함께 했다는 이유로 패키지로 묶였다. 하지만 롯데가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KIA가 2009년 V10을 달성하고, LG가 2년 연속 유광점퍼를 입으면서 팬들의 응어리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올해도 3팀은 초반 부진을 거듭하며 다시 스멀스멀 동맹 재결성 움직임이 보였다.

예상못한 변화가 있었다. 바로 KIA의 회생 조짐과 함께 SK의 긴 부진이 이어지며 ‘엘롯크(LG-롯데-SK) 동맹’이 형성되고 있다. 23일 현재 SK가 32승 33패로 7위, 롯데가 32승37패로 8위, LG가 30승39패로 9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신생팀 KT가 10.5게임차로 10위. 그러나 오히려 KT는 용병교체와 트레이드를 통해 점점 탄탄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승수를 쌓고 있어 자칫 10위 자리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엘롯크’의 공통점은 분명 올시즌 강점을 확인해놓고도 하위권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령탑이 모두 롯데에서 전성기를 보냈다는 것도 공통점이긴 하다.

SK는 삼성 두산 NC 등을 위협할 우승후보로 꼽혔다. 김광현과 용병이 버틴 선발진, 부상에서 돌아온 정우람과 윤길현의 마무리, 용병없이 지냈던 지난해와 달리 브라운이 가세한 타선 등 도저히 지난해보다 못할 것 같지 않은 호재들이 쏟아졌다.

간판타자 최정의 부상이 잦고, 타선의 기복이 있었다고는 해도 야구센스 넘치는 선수들이 즐비한 팀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신임 김용희 감독의 시스템 야구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고, 승부처에서 잠잠한 타선이나, 투수들의 역할 분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최정이 돌아왔지만, 지금의 분위기로는 쉽게 반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롯데는 더 심각하다. 사실 시즌전 잘해야 중위권, 혹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프런트의 간섭으로 팀이 만신창이가 된데다, 프로사령탑을 처음 맡은 이종운 감독의 선임, 외국인 선수 전원교체에 일부 주전의 군입대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3명의 기량이 모두 합격점을 받은데다, 초반 강민호 황재균 최준석 등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허약한 불펜의 약점을 상쇄해줘 중위권에서 잘 버텼다.

그러나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는 난조에 잘터지던 타선까지 침체되며 스윕패를 밥먹듯이 하고 있다. 선발이 마무리로, 마루리가 중간으로, 1번이 6번으로, 4번이 6번으로 포지션과 타순 변경이 밥 먹듯이 이뤄지고 있을 만큼 팀이 불안정하다. 수년간 유망주를 발굴해 키워낸 사례가 거의 전무하다고 할 만큼 육성시스템에 동맥경화가 심각하다. 삼진과 병살타가 난무해도 기습번틀 해보거나 악착같이 나가겠다는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벤치와 선수단이 동반 무기력증에 빠진 느낌이다.

LG도 나이많은 고참들의 부상이 돌림병처럼 이어지는데다 최근엔 정찬헌의 음주운전 파문까지 겹쳐 사기가 바닥이다. 양상문 감독이 어쩔수 없이 2군에서 젊은 선수들을 수혈해 이를 메웠다.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황목치승 양석환 나성용 등 가능성있는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몸이 완전치 않은 고참들이 못뛸 부상만 아니면 계속 투입되고 있지만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23일은 승부처에서 과감한 선수교체 등 수싸움을 해주지 못하면서 뼈아픈 연패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찬헌이 빠진 마운드마저 버텨주지 못한다면 9위 탈출은 언감생심이다.

‘엘롯크’에 하위권 탈출의 해법은 있을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