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기아차의 쏘울이 수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쏘울은 지난해 21만4012대가 수출돼 국내 수출 모델 중 4위를 기록했다.
1위는 현대차 아반떼(25만1433대)였고, 기아차 프라이드(23만3834대), 한국지엠 트랙스(22만777대) 순이었다.
2008년 9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쏘울은 당시 박스카라는 독특한 크로스오버차량(CUV)과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첫해 4개월간 9574대가 팔렸고, 이듬해인 2009년 2만1239대, 2010년에는 2만2200대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011년 판매량이 1만6792대로 감소하더니 2012년 6661대, 2013년 2784대로 급감했다.
2014년에는 2세대 쏘울이 출시됐지만 4373대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1499대가 판매되며 찬밥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이는 오는 8월 일시 단종에 들어가는 대형 SUV 모하비(5286대) 만도 못한 판매량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으로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늘었지만 정체성이 모호한 쏘울 만큼은 유독 판매가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박스카 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데다 이들 구매층은 한번 박스카를 타면 재구매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전은 해외에서 일어났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쏘울은 올해 1분기 CUV 시장 점유율 37.7%로 압도적인 1위다. 닛산 큐브, 뷰익 앙코르, MINI 페이스맨 등 쟁쟁한 경쟁 박스카들을 모두 제쳤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쏘울은 미국에서 5만6142대를 팔렸다. 월간 1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1499대)의 38배에 달한다.
2009년 2월 미국에 첫 선을 보인 이후 누적 판매량은 63만6279대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국내 누적판매량 8만5122대의 7.5배 수준이다. 쏘울은 미국 출시 첫해인 2009년 3만1621대가 팔렸고, 이듬해엔 6만7110대로 두배 뛰었다.
쏘울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는 이유로는 ‘햄스터 TV광고’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동물을 좋아하는 미국인을 겨냥해 내놓은 귀여운 햄스터 광고가 작지만 날쌘 쏘울 이미지와 겹쳐져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햄스터 광고는 ‘힙합 햄스터’, ‘셔플댄스 햄스터’ ‘몸짱 햄스터’ 등 후속편이 제작되기도 했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광'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쏘울을 의전차로 사용한 지난해 8월 직후 쏘울 판매량은 전년대비 50.4% 증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연간 20만대 판매 목표를 내걸었던 것을 상기하면서 “당시 회사 내부에서도 박스카를 세계에서 연 20만대 팔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있었지만 지금은 20만대를 무난히 돌파하며 명실상부 수출효자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