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미국 같은 선진시장에서 증시가 오르면 소비 진작과 경제 부양에 도움이 되지만 중국에서 이런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2개월 새 122% 폭등했지만, 올 4, 5월에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각 10% 오르는 데 그쳤다.
HSBC도 아시아 지역 중 홍콩, 한국, 대만 등 금융시장이 발달한 시장에선 자산효과가 강력한 반면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선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홍콩에서 항셍지수가 10% 오를 때 민간소비는 1.1%포인트 증가했지만, 중국에서는 이 수치가 0.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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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이 소비 증대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는 증시 참여자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증권등록결산회사 자료를 보면 중국 증시 투자자는 8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 가량에 불과하다. 그 나마도 절반 가령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갤럽 조사를 보면 미국에서 실제 주식을 보유한 증시 참여자는 금융위기 이전에 전체 인구의 64%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54%로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중국인 특유의 투자문화도 작용했다.
모건스탠리의 헬렌 퀴아오 중국경제분석가는 “중국 투자자들은 활황장은 잠시이고, 하락ㆍ조정장은 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거래하느라 바쁠 수록 쇼핑으로 돈 쓸 시간은 줄어들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중국의 한 주부는 “쇼핑보다 주식거래가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고공행진 하던 4월에 신차 판매는 1년 새 0.5% 줄어, 3년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냈다.
상하이의 한 고급차 매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신차구입에 돈을 쓰는 대신 주식에 더 투자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한 온라인 뉴스포털 조사를보면 주식에서 번 돈으로 차를 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5%도 안됐다.
한편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때는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 구입의 상당부분이 대출을 통해서 이뤄졌기 때문에 증시가 붕괴하면 빚을 갚기 위해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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