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황교안방지법’을 더 강하게 업그레이드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수임자료 공개 문제를 강제하지 못한 부실한 ‘황교안법’이 도마에 오른 탓이다.
2013년 2월 황 후보자의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황 후보자의 수임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청문회가 깜깜이 청문회로 전락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조윤리협의회의 공직 후보자 수임내역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일명 ‘황교안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황교안법은 황 후보자 청문회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내역 제출 대상이 다소 모호하고, 미제출 시 처벌조항이 없는 등 구속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야당은 황교안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청문회제도 개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14일 한 언론사를 통해 “황 후보자의 청문회는 국회의 검증 시스템을 무력화한 사례”라며 “이번에 나타난 청문회 문제점을 보완, 검증의 실효성을 강화하기위해 여러가지 방안들을 본격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사청문위원회 야당 간사인 우원식 의원도 “자료제출 미비로 깜깜이 청문회가 됐다”며 “제2의 황교안방지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당 정책위원회는 청문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이런 원칙에 입각해 구체적인 법안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새정치연합은 법조윤리협의회의 이른바 ‘19금 자료’(당초 공개를 거부한 황 후보자의 19건의 수임내역)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자료 제출을 거부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는 쪽으로 변호사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개정된 황교안법에 없는 처벌 규정이 갖춰져 있지 않고 구속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현재 모호한 제출범위를 정확히 해 자문사건까지 제출을 의무화하는 변호사법 개정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당 정책위는 ▷인사 청문 대상이 된 현직 장관·고위 공무원의 사퇴의무화 ▷자료제출 대상 기관에의 문서검증 통보 기간의 단축 ▷공공기관의 자료 제출 강제화를 골자로 한 인사청문회법 및 국회 증언감정법도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비협조 관행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검증에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새정치연합은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인사청문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한다는 각오로 국회에 장기 표류 중인 후보자 사전검증제도 논의도 다시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 직속 인사검증위원회를 설치해 ‘인사검증 실시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안(2013년 1월 원혜영 대표발의), 공직후보자에게 가족관계·병역·재산형성 등에 관한 ‘사전질문서’를 작성해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안(2013년 4월 박영선 대표발의), 업무능력·정책전문성을 기술한 자기진술서를 제출하고, 이후 거짓 기술이 밝혀질 경우 사퇴하도록 하는 안(2014년 8월 황주홍 대표발의) 등이 최우선 재추진 대상으로 정책위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여당의 협조여부다. 여당 동의가 없는 한 현실적으로 법안 내지 제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새정치연합의 ‘황교안법’ 강화 추진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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