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도 수입차 증가폭이 국산차의 13배 이상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지난 5년간 국내 소형ㆍ준중형 시장에서 국산차가 절반으로 준 반면 수입차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시장에서도 수입차 증가폭이 국산차보다 13배 이상 컸다.
경차와 대형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하는 영역을 수입차가 무서운 속도로 장악하고 있다.
국내 소형ㆍ준중형차 시장을 파고든 폭스바겐 골프. |
9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통계의 승용일반형 부문에서 배기량별(1000㏄ 미만~5000㏄ 이상)로 차종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국산차는 1500㏄ 미만 차종에서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2010년 4월 기준 등록된 1500㏄ 미만 국산차는 245만3332대였지만 지난 4월에는 132만3859대로 기록됐다. 5년새 46%로 거의 절반 정도 감소한 셈이다.
반면 이 기간 1500㏄ 미만 수입차는 3861대에서 3만6912대로 무려 856%나 증가했다. 업계에서 2010년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급성장한 시기로 보는 가운데, 이후 수입차가 가장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린 영역은 1500㏄ 미만인 소형차 시장이었던 것이다.
BMW 320d |
2000㏄ 미만 시장에서도 국산차는 5년간 증가율이 23%에 불과했지만, 수입차는 312%로 국산차의 13.6배였다.
이에 대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5년전만 해도 수입차는 상류층의 전유물로 인식됐지만, 중산층과 함께 20~30대 중심으로 수입차 열풍이 불면서 비교적 부담이 덜한 소형ㆍ준중형 수입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하반기 현대차 아반떼 등 국산차 신형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그동안의 대기수요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2010~2014년 연간 베스트셀링카 TOP10에 꾸준히 오른 모델은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소형차 ‘골프’다. 뛰어난 연비(13.5~18.9㎞/ℓ)에 3000만원대의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장점으로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의 티구안, BMW의 320dㆍ520d,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등도 2000㏄ 미만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소형차 시장 중심으로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BMW는 소형 해치백 뉴 1시리즈를, 아우디는 가장 작은 모델 A1을 출시하며 하반기 신형 아반떼에 맞서 선공에 들어갔다.
한편 국산차가 지난 5년간 수입차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인 영역은 1000㏄ 미만(266%), 4000㏄ 미만(122%), 5000㏄ 이상(824%)뿐이었다. 국내 완성차 한 관계자는 “경차와 초대형차를 빼고 그간 국산차 중간 영역 대부분을 수입차에 내주고 있는 현실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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