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로부터 메르스 감염을 막기위한 조치라지만 교사 및 교직원은 출퇴근을 하는 상황이어서 학생들만 붙잡아둔다고 감염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채 운동을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윤병찬 기자/yoon@7480@heraldcorp.com |
8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기 의왕시의 경기외국어고등학교 학생 700여명은 전원 기숙사에 남겨졌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퇴소하고 일요일 저녁에 입소하는 일정이지만 학교측은 메르스 확산 사태에 이같이 전원 잔류를 결정했다. 학부모들의 학교 방문과 자녀 면회도 금지됐다.
경기 한국외대부속외국어고, 강원 민족사관고, 충남 북일고 등도 외출ㆍ외박과 학부모 면회를 금지하고, 교문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에게 발열검사를 실시했다.
기숙학원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경기의 학원 기숙학은 매달 3박 정도의 정기휴가를 두고 학생들을 귀가시켰으나, 외부 노출시 감염을 우려한 일부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6월에는 이를 금지했다.
학원 관계자는 “수능을 앞두고 조금 더 절박한 재수생들이 많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각지에 흩어졌다 모이는 것보다는 안심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휴교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더 높다.
A 고등학교 학부모 신모(여ㆍ51) 씨는 “이럴바엔 차라리 휴교를 해서 아이를 집에 데리고 있는 게 더 낫다”며 “교사들이나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출퇴근을 한다는데, 학교가 메르스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기숙사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B 고등학교 학생 이모(16) 군은 “친구들이 기침도 많이 하고 감기가 걸렸는데, 병원도 못가게 한다”며 “갇혀있는 기분”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학교 학생 정모(17) 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누구 엄마가 확진이다’ 이런 소문이 퍼져서 흉흉한데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니 더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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