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격리자가 1364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외신들도 한국의 메르스 감염자 확산속도가 여타국가보다 빠른 점을 주목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오후 정부가 공식 집계한 메르스 확진 환자는 30명(사망2명·3차감염자 3명)으로 전날에 비해 5명 늘었으며, 격리자는 하루새 573명 늘어 1364명이다.

이에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메르스 공포를 집중 보도하며 사태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CNN은 한국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2명 발생한 것을 보도하며 “한국의 경우 기침이나 발열 같은 초기 증상을 감기라고만 여겼다가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고, BBC는 ”메르스는 전염성이 약한 병이지만 WHO 기준으로 치사율이 27%에 이른다며, 환자 격리시설의 수준과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의 관련 발표 내용을 인용해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선진화됐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보다 메르스를 잘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전하면서도 “이미 많은 사람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으며 감염 속도가 빨라 추가 발병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메르스 공포에 휩싸이면서 확산을 막지 못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메르스 관련 속보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확산세를 보인 데다, 한국에서 유독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가 국경을 넘으면서 자국민들의 격리 조치가 시작된 홍콩과 중국에선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한국을 다녀온 홍콩 의사가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이자 홍콩 보건당국은 한국 의료계와의 일시적인 의학 교류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코윙만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한국의) 어느 병원이 관련돼 있는지 모르고 있어 정보의 투명성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국으로의 메르스 확산이 우려되자 중화권은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고 있는 분위기이다.

홍콩 봉황망이 중화권 네티즌 10만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인 감염자가 방중을 강행한 데 대해 79%는 “한국인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쳤다”고 대답했고, 83%는 한국 정부의 관리 감독에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가까운 나라인 일본 역시 메르스 관련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일본으로의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이 급속히 확산된 데 대해 보건당국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의 메르스 확산때문에 일본 후생노동성도 각 도와 현 단위 지역 검역소에 철저한 감염 방지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많은 일본 네티즌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제로인 나라에서 병원균이 확산됐다”, “메르스 아시아 확산되면 한국책임져라", "한국이 메르스 수출하네" 등 한국의 메르스 대응능력에 비난을 가하고 있다.

한국, 메르스 ‘민폐 국가’? 아시아 비난 여론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