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만든 면역세포치료제가 간암 재발률은 약 40%, 사망률은 약 8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윤정환ㆍ이정훈 교수팀은 2008년~2012년까지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5개 병원 230명의 환자가 등록된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간암에 대한 면역세포치료제의 효과를 입증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현재까지 간암의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연구결과는 세계 소화기학 분야에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가스트로엔테롤로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수술, 고주파열치료, 알코올주입술 등으로 종양을 제거한 간암 환자 230명을 면역세포치료군(이하 치료군, 115명,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60주간 총 16회 투여)과 대조군(115명, 추가 치료 없음)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의 일차평가변수인 무병생존기간(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대조군에서는 30개월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44개월로 약 1.5배 연장됐다. 치료군은 대조군에 비해 재발률은 37%, 사망률은 79% 낮았다. 2년 내 간암 재발률이 대조군에서는 46%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28%로, 4년내 사망률도 대조군에서는 15%인 반면, 치료군에서는 4%로 나타났다. 중대한 부작용의 발생에 있어서 두 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최근 만성 B형, C형 간염 등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널리 이뤄지면서 간암이 조기발견되는 추세지만, 완치 후에도 재발이 매우 흔했다”며 “간암은 완치 목적의 치료를 받더라도 5년 내 재발률이 70%에 달해 2%에 불과한 조기 위암에 비해 매우 높다”고 했다.
연구팀은 “간암의 재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치료제가 재발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늘리는 세계 최초의 확증된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