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이미지 회복·경영쇄신 차원…창사 47년만에 비상경영쇄신위 출범
구조조정 등 5개 분과위 방안 논의
포스코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쇄신의 칼을 뽑았다. 포스코는 창사 47년만에 처음으로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이하 쇄신위)’를 출범키로 했다.
15일 포스코에 따르면, 쇄신위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눠 구체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한다. 각 분과위의 수장으로는 ▷구조조정 분과 조청명 부사장 ▷책임경영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장 ▷인사혁신 윤동준 부사장 ▷거래관행 오인환 부사장▷윤리ㆍ의식 김진일 사장이 임명됐다. 위원장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맡고, 김진일 사장, 이영훈 부사장등 사내이사와 임원 포함 7명,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대표, 황태현 포스코건설 대표,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대표, 조봉래 포스코켐텍 대표,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 등 주요 5개 계열사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 구성은 모두 13명이다.
포스코가 쇄신위를 발족한 것은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포스코의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대대적인 경영쇄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쇄신위의 출범은 사외이사의 ‘제언’이 불을 당겼고, 결정적으로 권오준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권 회장은 전날 정기이사회에서 쇄신위 출범안을 설명한 뒤 “사즉생의 각오로 모두 사표를 내고 쇄신하자”고 적극 제안했다. 기술연구원 출신인 권 회장은 최근 몇차례 내부 감사를 통해 발견한 비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위는 앞으로 외부 의견을 적극 청취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만큼은 내부뿐아니라 외부 각계 의견을 청취해 새로운 포스코로 태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적극 해명하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권회장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재무구조 개선은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부분은 앞으로 권 회장과 구조조정 분과위가 큰 로드맵을 짜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포스코하이알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을 하는 등 부실계열사 정리에 나선 상태다. 자금난이 심각한 포스코플랜텍은 무리하게 껴안기 보단 선긋기를 하며 털어내는 분위기다. 이날 이사회에선 포스코플랜텍의 향후 재무지원건은 의결 안건으로조차 안올라왔다. 향후 검찰수사가 종료되고 치명적 결함이 발견될 시엔 ‘대국민사과’ 형태의 절차도 거론된다.
한 관계자는 “검찰수사나 내부조사 결과 치명적, 도덕적 하자가 발견되면, 일종의 사과는 하고 넘어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고 검찰 수사 결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