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명품관 건물 일부아닌 통째 전환
‘프리미엄 문화면세점’청사진 구현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14일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바로 신세계의 상징이자 그룹 ‘업(業)의 모태’인 신세계 본점 명품관(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낙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본점 본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제시한 것은 그룹의 20년 숙원사업 진출을 위한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담았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최초의 직영백화점으로 수많은 상징이 됐던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전경. 신세계는 국내 백화점의 상징인 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내놓는 파격적인 플랜을 제시했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의 과감한 승부수로도 해석된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이번 신세계의 시내면세점 후보지 선정의 하이라이트는 본점 명품관 건물 일부가 아닌 전체를 면세점으로 파격 전환시킨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화려한 근대건축의 모습을 재현한 중앙계단, 앤틱 스타일 엘리베이터, 내부자재 등 모든 것이 VIP 고객을 위한 시설과 인테리어, 서비스로 설계된 건축물”이라며 “외국 관광객들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명품관 예술작품들과의 시너지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라는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실제 명품관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과 같은 ‘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콘셉트로 설계됐고 제프 쿤스,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은 ‘살거리’ 뿐만 아니라 풍성한 ‘볼거리’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의 시내면세점은 구매력 있는 개별 관광객을 흡수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개별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데스크, VIP룸 등을 조성해 기존 면세점과 달리 품격 높고 쾌적한 면세점을 개발한다는 것이 초점 중 하나다. 또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설치 등을 검토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도 모색키로 했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고의 카드를 제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격 면세점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다.
신세계가 선보일 면세점은 도보로 1층 접근이 가능한 단독건물 형태이기 때문에 관광객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된다. 도심 핵심 관광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서 쉽게 면세점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최적의 입지 경쟁력도 갖췄다.
자유여행을 즐기는 개별 여행객들의 경우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가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입지에 신세계면세점이 마련되면 쇼핑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정 부회장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와 결부돼 있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 특허입찰이 시작되기 전부터 면세점에 대한 강력한 뜻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100% 투자한 면세점 독립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인력도 충원했다. 정 부회장은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했으며 롯데ㆍ신라면세점 등에서 근무하던 실무자도 추가 영입했다.
한편 신세계가 백화점 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점함에 따라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 시장의 실질적인 상권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시내면세점 확보와 동시에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에 기여해 사회적책임을 다하겠다는 신세계 측의 구상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남대문 시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근지역인 명동상권에 비해 고객수 감소로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신세계는 이를 위해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 노하우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함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 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명동상권과 남대문 시장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관광객이 증가된다면 남대문 시장의 부활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