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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립방식→부과방식’…국민연금 재원 운용 방식 ‘선진국’과 비교해보니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는방안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처럼 고령화로 인해 공적연금의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나라의 대처 방식이 주목된다. 6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기금소진의 이해’(김성숙 국민연금연구원장)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의 다른 나라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적연금의 지속성 유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는 이미 적립금이 줄어들어 일정 금액을 적립해 운용하는 ‘적립방식’에서 매년 근로세대가 비용을 부담하는 ‘부과방식’으로 재원 마련·운영 방식을 변경했고 보험료율(소득중 보험료를 부과하는 비율)을 차츰 높이는 방식으로 개혁을 진행해왔다. 


▶적립 배율, 한국은 28.1배…선진국은 1~5배=우리의 국민연금은 다른 나라의 경우와 달리 적립금 규모가 크고 이에 따라 적립배율도 높은 게 장점이다. 이는 한국이 일정 금액을 적립해 운용하는 ‘적립 방식’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다른 나라들은 매년 근로세대가 비용을 부담하는 ‘부과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이 쌓아놓은 적립금을 불려가면서 수급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한 반면 이미 적립금 수준이 낮아진 다른 나라들은 그 해에 근로세대들이 수급자들의 연금을 부담하는 방식인 것.

한국은 상대적으로 공적연금의 역사가 짧은데다 일찌감치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1997년과 2008년 두차레에 걸쳐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늦추는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에 소요지출 대비 적립금 규모의 배수인 ‘적립배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의 국민연금 적립배율은 28.1배다. 일본(후생연금 3.8배, 국민연금 2.8배), 스웨덴(1배), 미국(3.3배), 캐나다(4.8배)의 경우와 큰 차이가 난다.

공적연금은 제도 도입 초기에는 가입자가 많지만 수급자가 적어 적립금이 많은 경향이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 도입 시기는 1988년으로 19세기 말 혹은 20세기 초반 공적연금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출발이 늦다. 한국은 특히 3%로 시작한 보험료율을 차츰 올려 1998년 현재의 9%로 인상해서 제도 초기 치고는 적립금 수준이 높다.

▶보험료율, 한국은 9.0%…OECD 평균의 절반 밑돌아=다른 국가들은 공적연금 도입 초기에는 재정 상황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갖지는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에 접어들기까지 한동안 호황기를 겪은 데다 당시엔 평균 수명이 길지 않은 탓에 연금 수급 기간이 짧아 재정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1973년 세계 유류파동 이후 불황에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일찌감치 개혁을 진행했다. 개혁의 일환으로 보험료율이 차츰 높아졌고, 그 결과 201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보험료율은 한국(9.0%)보다 배 이상 높은 19.6%로 올라갔다.

한국의 보험료율을 단순히 다른 국가의 보험료율 수준과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지 않다. 연금 도입 초기의 가입세대는 본인의 보험료와 부모에 대한 사적 부양책임도 함께 지는 이중 부담의 문제가 있어서 적정 보험료율에 대한 논의에서 이 부분이 고려돼야 한다.

이처럼 한국의 국민연금이 아직은 높은 수준의 적립금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보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적립금 소진 시점에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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