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洪최측근 4명 고강도조사…1억전달 의혹·과정 집중추적 정치입문 연결고리 ‘주목’
‘성완종 리스트’ 관련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홍 지사가 “망자(亡者)의 메모는 증거능력과 증명력이 없다”고 직접 반박했지만 핵심 관계자들의 새로운 진술과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방어선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은 키맨으로 지목된 윤승모 경남기업 전 부사장과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홍 지사와의 ‘3각 인연’에 초점을 두고 6일 마지막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원 전달’ 최후의 진실게임 돌입= 6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수사팀은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모 전 비서관을 비롯해 홍 지사의 최측근 4명에 대해 이틀에 걸쳐 강도 높은 소환조사를 벌였다. 이들 모두 2011년 당시 한나라당 경선 때 홍 지사 캠프에서 재정 등 중요한 보좌역은 맡은 인물들이다. 또한 윤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지난 2일부터 5일 오전까지 4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중요 참고인인 윤 전 부사장에 대해 “1차적으로 확인할 모든 사항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부사장은 1억원을 쇼핑백에 담아 국회 내 모처에서 홍 지사 측에 전달했으며, 금품전달 과정을 나 본부장과 강씨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전 부사장의 부인 장모씨로부터 “(1억원 전달하는 날) 국회 의원회관까지 태워다 줬는데 남편이 돈이 든 쇼핑백을 챙겨갔고, 돌아왔을 때 쇼핑백이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나 본부장 등은 이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돈을 건넨 정확한 날짜가 제시되지 않은 점도 논란거리다.이에 따라 홍 지사 소환을 앞두고 나 본부장과 윤 전 부사장의 대질심문 가능성도 점쳐진다.
▶洪 지사 경선자금 용처 사전에 인지했을까…‘3각 인연’주목= 수사팀이 주목하는 또다른 부분은 홍 지사와 윤 전 부사장, 성 전 회장과의 ‘3각 인연’이다. 돈 전달 시점으로 지목된 2011년 6월은 기자 출신인 윤 전 부사장이 모 대학에 출강하면서 정치 입문을 계속 두드렸던 시점이다.
이를 위해 홍 지사의 당대표 경선 캠프에 합류해 비상근으로 근무하면서 나 본부장 등과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정치 입문을 희망했던 성 전 회장 역시 여권 실세와의 ‘연줄’을 만들기 위해 인척관계였던 윤 전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홍 지사 측에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경향신문 녹취록에서 성 전 회장이 “윤승모를 통해 홍 지사에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과 일치한다.
특히 수사팀은 큰 선거를 앞두고 유력 정치인과 그 측근들이 다양한 자금루트를 개척하고 그 결과를 후보와 직접 논의하는 관행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홍 지사가 사전에 1억원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나 본부장이 1억원을 따로 보관한 후 경선 등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홍 지사는 검찰의 칼날을 피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홍 지사와 전현직 참모, 윤 전 부사장과의 평소 관계에 비춰보면 홍 지사 모르게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먹힐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