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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박승윤]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친구들과 구슬치기, 칼싸움하며 뛰놀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재미있게 봤던 만화영화는 황금박쥐, 우주소년 아톰 등이었다. TV에서 언제 방영했었나 확인해보니 초등학교 1~2학년때였다. 역시 만화는 한참 어릴 때 본 게 제일 생생하고 재미있게 인식되는가 보다. 19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기자는 그래도 신나는 유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방목하듯 키웠다. 전인 교육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고전동화를 읽고 붓글씨를 쓰면서 삶의 지혜와 예절을 익혔다.

요즘 청소년들은 20~30년 뒤에 어린 시절을 어떻게 추억할까.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함께 노니는 어린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큰 가방을 메거나 태권도복을 입고 바쁘게 학원으로 향한다. 최근 박물관에는 주말마다 초등학생들의 팀 단위 견학이 크게 늘었다. 학교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일종의 과외다. 한국사가 새롭게 입시과목에 포함되자 생긴 현상이다.

미래의 동량들은 너무 고달프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잘 할 수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주입식 교육에 12년이나 함몰된다. 그러다보니 많은 새싹들이 노랗게 변해 제 맛을 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대학 입학이 지상목표라며 열심히 달려가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인생을 토론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 대부분 취업 준비에 머리를 싸매야 한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해마다 5월이면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이라며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지만,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우리 자녀들의 대한민국은 암울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나 자신은 못했지만 뒤늦게 깨달아, 자녀가 아직 초ㆍ중등생인 젊은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게 식탁머리 대화를 통한 교육이다. 별도의 시간을 내면 더 좋지만 그게 힘들다면 가족이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라도 주제를 정해 자녀와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으며 토론하라는 것이다. 지구촌 억만장자의 40%를 차지하고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배출한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법에 ‘하브루타(Havruta)’라는 게 있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짝지어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데, 핵심은 질문을 통해 생각토록 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생각하는 훈련은 창의력과 주체성을 키운다. 밥상머리 대화는 또 토론 속에서 자녀들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고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분야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요즘 TV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 셰프나 오디션프로 스타들도 대부분 어릴 때 재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아내 집중한 사람들이다. 유교적인 한국적 풍토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렇게 자녀를 키워서 성공한 사람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여기서 성공이란 고관대작이 된게 아니라 자신 만의 일을 찾아 그 속에서 행복을 즐기는 것이다. 어릴때 자녀의 재능을 찾아주고 지원하는게 부모가 자녀에게 줄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parks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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