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B tv 콘텐츠연구소’
호주의 생리학자 베리 마셜 박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연매출 2500억원을 기록한 대박상품으로 떠올랐다. 마셜 박사가 200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타면서 제품 효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자 판매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 광고는 전문가의 권위를 활용한 성공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러나 최근 광고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이처럼 권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망가지고, 엉뚱한 연구에 집착한다. SK브로드밴드 ‘B tv 콘텐츠연구소’ 광고 ‘키즈존 뽀로로’편에 등장하는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는 아이들의 시청패턴 분석에 매달린다.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도 TV를 시청하는 가족의 웃음소리 연구에 골몰한다. 영화감독 장항준은 영화 시청모습을 분석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명한 전문가 모델을 기용해 얻을 수 있는 ‘귄위’에 최근 유행하는 ‘재미’ 요소를 더한 것이다.
보통 광고모델의 신뢰도는 곧 제품에 대한 신뢰도로 직결된다. 이 모델들이 과거 전문분야에서 보여준 신뢰도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은 광고의 메시지나 주장을 더욱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저명인사들이 광고에 자주 출연하는 것도 바로 이런 ‘권위’ 효과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적절한 유머로 무장한 ‘B급 광고’가 큰 인기를 끌면서, 딱딱하기만 했던 전문가 광고모델들도 권위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윌’은 베리 마셜 박사에 이어 유쾌한 강의로 유명한 문화심리학 박사 김정운 교수를 새로운 모델로 기용했다. 전문가로서 김정운 교수의 권위를 빌리되, 더욱 유쾌하고 참신한 방법으로 접근했다.
최근에는 축구선수 출신인 이영표 해설위원을 내세웠다. 축구선수, 해설위원으로서 건강함과 전문성을 가진 이영표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겸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육아 리얼리티쇼에 출연중인 강레오 셰프가 옥시크린 3in1 ‘마스터셰프의 비결’ 편에 등장해 청결한 주방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믿음직스럽지만,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다.
SK브로드밴드 광고를 제작한 SK플래닛 광고부문은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서비스를 소개하거나 신뢰도가 중요한 제품 광고에는 모델의 전문성을 내세우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최근에는 여기에 유머를 더해 참신하게 표현하는 광고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