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모바일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회사들이 광고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광고 두 편 걸러 한 편은 모바일게임 광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게임사와 모바일앱들이 시장을 선도하면서 TV속 모바일광고 전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중이다. ‘모바일에 열중하는 젊은층은 TV를 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도 산산조각이 났다.
1일 제일기획이 지난해 업종별 광고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컴퓨터 및 정보통신’ 부문은 모바일 게임 광고가 급성장하면서 전년대비 7% 늘어났다. 경기불황 여파로 금융과 보험, 증권이 27% 줄어들고, 패션은 14%, 식품은 45%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핀란드산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은 지난해 TV와 옥외광고 등에 300억~400억원의 마케팅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명도가 현저히 낮았던 클래시오브클랜은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단숨에 모바일게임 1위로 뛰어올랐다
넷마블게임즈가 네이버와 손잡고 출시한 ‘레이븐 위드 네이버’도 약 200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들어 TV광고는 물론 지하철 옥외광고를 레이븐 광고로 도배하다시피했다. 레이븐은 최근 클래시오브클랜을 밀어내고 새롭게 모바일게임 1위에 올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들은 이미 광고업계에서 알아주는 ‘큰 손’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배우 류승룡을 앞세워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요기요’도 배달앱 시장에서는 높은 인지도가 관건이라고 보고 배우 차승원, 최지우, 유인나, 이성경 등 톱스타들을 다수 내세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모바일게임과 앱들의 TV와 신문, 옥외광고 등 이른바 ‘정통광고매체’ 쏠림현상은 ‘디지털광고가 대세’라는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산산히 깨는 것이다. 특히 이 모바일게임과 앱을 소비하는 젊은층 대다수가 정통광고매체에서 멀어졌다는 그동안의 통계와도 상반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카오플랫폼에 사활을 걸었던 게임사들이 ‘클래시오브클랜’ 등 몇몇 성공사례를 계기로 TV광고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게임사들은 ‘카카오친구 게임하기’ 기능을 활용해 입소문을 내는 전략을 주로 써왔지만 최근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온 게임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이 전략의 효과가 떨어졌다. 카카오친구에게 시도때도없이 보내오는 게임메시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유저들이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게임 수익의 절반 이상을 구글과 다음카카오에 내줘야하는 수익구조에도 게임사들은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클래시오브클랜을 비롯한 게임사들, 배달의민족 등 모바일앱들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더라도 해당 서비스를 대중에 바로 각인시킬 수 있는 TV광고로 돌아섰다. 해당 게임과 앱을 다운로드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TV만한 광고매체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배달앱과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광고를 본 후 소비자들이 앱을 다운로드하는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디지털미디어의 영향력을 디지털광고의 영향력과 동일시하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준우 HS애드 미디어플래닝팀 국장은 “모바일광고는 보고싶은 영상 사이에 있는 방해물로 인식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라면서 “광고효과를 상호보완할 수 있는 지상파TV와 유료방송, 디지털매체와의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