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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블루 성장비결은 ‘마이너스 마케팅‘…알코올 빼고, 스카치 빼고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위스키 업계에 골든블루가 단연 이슈다. 건강 음주 문화 속에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저도화에 발맞춰 내놓은 36.5도의 위스키 ‘골든블루’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위스키 시장이 3.4%나 감소하는 속에서도 골든블루는 57%의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65%의 출고량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위스키 업계의 3위 자리를 꿰찼다.

이와 같은 급성장세와 관련해 골든블루 측은 ‘소프트(Soft), 마일드(Mild), 로(Low)’를 제시한다. 부드럽고 순해지고 뺀 결과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는 뜻이다.


사실 이 같은 흐름은 오래전부터 자리잡은 유통업계의 트렌드다. 웰빙 바람을 타고 ‘3무(無), 5무(無) 제품’ 등 빼야 잘 팔리는 시대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 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위스키에서 뺄 수 있는 것은 알코올 도수 이외에는 별로 없다는 점에서 경쟁업체들의 고민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관망하던 경쟁업체들도 저도주 시장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스카치블루를 판매하는 롯데주류는 지난해 7월 35도의 저도 위스키 ‘주피터’를 출시했으며, 디아지오코리아는 기존 윈저보다 더 부드러운 ‘원저 블랙’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35도의 ‘윈저 더블유 아이스’도 선보였다.

골든블루가 저도주 위스키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데에는 알코올 도수를 낮췄을 뿐만 아니라 위스키에 항상 따라붙어왔던 ‘스카치’라는 고정 관점에서 과감히 벗어나 ‘독립선언’을 한 까닭이었다.

골든블루의 경우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고 있지만, ‘스카치’라는 말은 라벨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스카치’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코틀랜드위스키협회(SWA) 규정에 따라 40도의 도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스카치를 빼는 것은 하나의 독립선언이었다”며 “스카치 원액을 사용하면서도 40도 이하의 위스키를 내놓은 것은 골든블루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에서 ‘스카치’를 빼는 모험을 단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빼고, ‘스카치’라는 이름을 빼면서 골든블루는 위스키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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