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국민타자’ 이승엽(39ㆍ삼성)이 국내 최초로 400홈런 달성을 눈앞에 뒀다. 시대가 열린다.
우리나이 마흔인 이승엽의 홈런레이스는 아직도 뜨겁기만 하다. 지난주 3개를 보탠 이승엽은 올시즌 28일까지 6개의 홈런을 쳐 통산 396홈런을 기록중이다. 4개만 추가하면 전인미답의 400홈런에 도달하게 된다.
지난해 이승엽은 32홈런을 쳐 2003년 이후 12년만에 국내 대회 한시즌 30홈런 맛을 봤다. 물론 2004~2011년까지 일본에서 뛰기 전에는 7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던 홈런공장이었다. 95년 데뷔 후 딱 한시즌(9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마흔을 눈앞에 둔 이승엽의 30홈런은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올시즌의 페이스도 심상치않다. 지난해와 같은 타고투저 양상이 이어진다고는 해도 이승엽이 홈런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힘이 아니라 기술로 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체력이 전같지 않지만, 철저한 몸관리와 공을 띄워보내는 능력은 여전히 이승엽을 홈런타자로 손색없게 해준다.
이승엽의 400홈런은 지금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수도권 4팀’중 하나가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삼성은 이번주 LG와 두산을 대구에서 상대한 뒤 다음주 넥센(목동)과 SK(문학)과 대결한다. 문학을 제외하면 세팀과의 경기는 작은 구장(대구와 목동)에서 치러진다는 점도 기록달성을 기대케한다. 2003년 56홈런 달성 당시 홈런공을 잡으려고 잠자리채를 든 관중들이 몰려온 것 처럼, 400홈런에 다가서면 이런 관중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물론 상대팀 투수들 역시 ‘기록’을 의식해 매 타석 이승엽을 까다롭게 상대하겠지만 그런 견제를 뚫고 홈런숫자를 늘려오는게 그에겐 일상이었다.
팀이 28일까지 4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이 버틴 공포의 타선은 언제 폭발할 지 알 수 없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이승엽의 홈런생산능력은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를 허용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뛴 8시즌동안 작성한 158개의 홈런을 제외하고도 국내에서만 396홈런을 뽑아낸 이승엽이다. 통산 홈런 2위인 양준혁(은퇴)이 351개이고, 300홈런을 넘어선 7위 박재홍까지도 모두 은퇴했다. 이승엽의 기록을 경신하기는 커녕 근접할 선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통산 290홈런으로 8위에 올라있는 이호준(NC)가 현역 선수 최다홈런선수다. 이승엽과 동갑내기인 이호준이 이승엽을 넘어선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즌 평균 홈런갯수만 봐도 이승엽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승엽은 시즌 평균 29.8개로 30개에 육박한다. 8위 이호준까지의 선수 중 평균 20개를 넘어선 것은 심정수(은퇴ㆍ통산 328개)가 21.9개로 유일하다.
이승엽 본인도 400홈런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만 40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는 것은 한일 통산 홈런(555개)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까지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한일 통산 600홈런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400홈런은 140년 역사의 미국 메이저리그, 80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흔치 않은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400홈런 이상을 친 타자는 51명, 이중 현역 선수는 4명뿐이다. 일본에서는 18명이며, 현역타자 중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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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통산 홈런 순위
순위 선 수(팀) 기록(시즌 평균)
1 이승엽(삼성) 396(29,8)
2 *양준혁(삼성) 351(19.5)
3 *장종훈(한화) 340(17.9)
4 *심정수(삼성) 328(21.9)
5 *박경완(SK) 314(13.7)
6 *송지만(넥센) 311(17.3)
7 *박재홍(SK) 300(18.8)
8 이호준(NC) 290(15.2)
**이승엽 일본서 작성한 159 홈런 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