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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김고은 "김혜수와의 작업,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맑간 얼굴로 대중 앞에 나타나더니 살인마에 대적하는 미친여자로 분해 신선함을 안겼다. 이번에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살아야겠다는 치열한 생존 본능만을 가진 정글의 짐승 같은 일영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그런 김고은은 '차이나 타운' 개봉 전,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봤다. 홍보일정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그런 기색 없이 웃는 얼굴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작품으로 배우 김혜수, 김고은, 엄태구, 고경표, 박보검 등이 출연한다. 충무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고은은 무엇에 이끌려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

"특징적으로 보였던 건 없었어요. 영화는 강렬한데 시나리오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서정적으로 느껴져 슬프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시나리오였고요. 영화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인 것 같아요."

김고은은 시나리오를 읽어내려가며 일영이라는 캐릭터에 연민을 느꼈다고. 친절함을 받을 때 견딜 수 없어하는 일영이를 스크린에 살아숨쉬게 만들기 위해 한준희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했다. 이같은 노력은 일영이에게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시나리오 전반적인 것에 대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수정 방향은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 신마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일영이는 사는게 목적인 사람이죠. 일반 사람들은 잘 살기 위해 살아요. 행복해지기 위해서요. 하지만 일영이는 그 명제에서 '잘' 이란게 빠졌어요. 일단 살아야 하는 친구죠."



'차이나 타운'은 제 54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개봉 전부터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관객들의 기대를 한 껏 높였고 김고은은 칸에 첫 초청을 받았다.

"칸 초청 소식을 듣고 뭉클했어요. 한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촬영한 과정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도 칸에 가고 싶은데 다음 영화를 제주도에서 촬영해야해서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 지 잘 모르겠어요."

김고은은 그 동안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김혜수를 언급해왔다. 그 바람이 이번 '차이나타운'을 통해 이뤄졌다. 김고은은 김혜수와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혜수 선배님은 그냥 엄마였어요. 엄마와 일영이라고 느껴지는 상태에서 계속 작업을 한 것 같아요. 그것을 벗어나는 순간에는 의지를 많이 한 선배님이셨고요. 제가 티는 많이 내지 않았지만 심적으로 많이 기댔어요. 버팀목 같은 존재죠."

"또 선배님과 함께 촬영을 하다보니 저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선배님이 걸어오신 길이 있고 현장에서 선배님이 어떻게 지내시고, 스태프들에게 어떻게 하시는지 여러가지 상황들을 보고 느꼈어요. 많은 걸 배웠어요. 제 또래 배우라면 모두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 같아요.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 존경심이 생기고 감사할 수 이야기 드리고 싶어요."

그렇다면 김고은은 현장에서 어땠는지 물어보니 "주책맞게 굴었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저는 친해지면 밝은 성격이고, 모든 걸 즐기면서 하자고 생각하는 편이예요. 물론 촬영할 때는 치열하게 했고요. 중간에 시간이 남을 때 즐겁게 대화도 하고, 재미있게 보냈어요."



극중 김고은은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댄다. 비흡연자인 김고은에게 흡연신은 자연스레 고충이 따랐다.

"초반에는 정말 '이러다가 죽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요령껏 하면 됐었는데 제가 멍청했더라고요. 중반부터는 요령을 터득해서 잘 넘겼어요. 흡연신은 정말 힘들었어요."

험한 차이나타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일영 캐릭터이니만큼, 김고은의 화려한 액션도 마음 껏 관람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액션 연기를 많이 해온 탓에 다행히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고.

"몸의 쓰임도 연기라고 생각해요. 저는 액션이 재미있어요. 연극과를 다녀서 몸의 연기에 대한 수업과 공부도 많이 했어요. 이번에 한 액션도 몸의 연기라고 두고 임했습니다. 합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주먹 한 두 번 휘두를 떄 보여져야 하는, 일영의 세월이 함축돼 보여져야해서 그 점을 염두해서 촬영했어요."



20대 여배우 중 충무로에서 김고은은 단연 빛난다. 안정적이면서도 진정성을 담은 연기는 물론, 흔하지 않은 마스크로도 충분히 신뢰가 가지만, 여기에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두질 않는다. '믿고보는' 김고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조금 더 부딪칠 수 있는 나이이고, 무모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깨지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스스로 내공을 쌓아가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작품 할 때마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은 있지만 극복할 수 있는 두려움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를 조금 더 편하게 찾아주시는게 아닐까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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