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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전 우승, 허인회 일병…바로 2부투어 출전 강행군
26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은 이채로운 대회가 됐다.

사상 처음으로 현역 군인신분의 선수들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국군체육부대 JDX 상무골프단에 소속된 허인회 맹동섭 방두환 양지호 박은신 박현빈 등 6명이 짧게 깎은 머리에 군기가 든 모습으로 경기를 펼쳤다. 이들은 오는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 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골프계와 군측의 논의 끝에 창설된 상무골프단에 들어가 군 복무와 골프를 병행하게 됐다. 일반 사병으로 입대할 경우 골프연습 등을 할 수 없어 한창 전성기의 기량이 퇴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무골프단이 생겨난 것은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KPGA는 이들이 참가비를 내지 않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하게 문호를 열어줬다. 대신 군인신분인 관계로 상금은 받지 않는다.

이때문에 허인회는 박효원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지만, 우승상금 8000만원은 박효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허인회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허인회는 “성적을 떠나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나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상무 골프단 소속군인 모두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평소 혀를 내두르게 하는 장타와 거침없는 플레이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허인회는 군인신분이 된뒤 몰라보게 진지해졌다. 평소 방송 카메라를 향해 장난도 치고, 갤러리에게 농담도 잘하는 ‘4차원 천재’의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었다. KPGA 관계자는 “군인이 된 뒤 상당히 진지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인회는 “우승했지만 군인으로서 실없이 웃을 수 없어서 대회 기간에 무표정으로 일관해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군인으로서 기강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허인회는 우승의 기쁨도 잠시 27일 새벽 경남 레이크힐스에서 시작하는 2부투어 챌린지투어에 나섰다. 2부투어 출전은 2007년 이후 무려 8년만이다.

하지만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많은 대회에 참가한다는 상무 골프단 취지에 따라 포천에서 경남으로의 장거리 이동도 개의치 않았다. “군인에게 이 정도 일정은 전혀 무리가 아니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진지한 군인으로 변한 ‘일병 허인회’. 하지만 평소 장난기 가득했던 개구쟁이 허인회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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