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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저효과 덕에 1분기 GDP 성장률 0.8%…‘저성장 기조’ 벗어나지 못했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대비 0.8% 성장에 그치면서 ‘저성장’ 기조가 상당기간 계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민간소비나 설비투자, 수출 등 대부분의 지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 혹은 추경 등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원ㆍ엔 환율이 7년 2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국제환경 역시 녹록치 않다는 점은 시장에 경계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1분기 0.8% 성장…기저효과 덕?=1분기 GDP 성장률 0.8%는 지난 9일 한국은행의 수정경제전망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치다. 특히 1분기 GDP 성장률 시장 컨센서스가 0.5~0.6%에 불과했다는 점만 놓고 보면 한국경제가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대비 0.8% 상승은 지난해 4분기 국내경제가 워낙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1분기 건설투자가 전기대비 7.5%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통상 계절적으로 1/4분기 중 집행 규모가 높은 건설투자, 지식재산생산물 투자와 같은 변동성이 큰 세부 항목의 성장기여도가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1/4분기 실질GDP 헤드라인 수치만으로 국내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기저효과에 따른 성장률 치고는 크게 낮다는 점과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0%에 머무른 것 역시 4분기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

지난해 분기 성장률은 1분기 1.1%를 보이면서 회복국면을 나타내는 듯했으나, 세월호 참사 여파로 2분기 성장률이 0.5%로 떨어졌고, 3분기에도 0.8%로 0%대를 이어갔다. 4분기에는 세수부족에 따른 재정지출 감소로 성장률이 0.3%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2.4%에 그쳐 지난 2013년 1분기 2.1% 이래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도 저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은은 이와 관련 1분기 0.8% 성장은 기존 성장률 전망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유가하락 영향으로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 국내총생산(GDI)의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3.6%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4.6%)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며며,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전체적으로 1분기 성장결과를 봤을 때 한은 조사국의 전망 경로 범위대로 갈 수 있겠다고 볼 수 있다”며 “1분기 성장률이 0.8% 나온 것은 4분기 성장률 낮아진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낮은 숫자로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다만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회복했지만 절대 수준으로는 높지 않다”며 “민간소비가 회복단계에 있지만 아직 활성화됐다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분기도 장담 못한다…추경ㆍ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커지나=문제는 정부의 예상대로 2분기부터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분기 지표에서 확인됐든 소비와 투자 모두 개선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초근 낸 ‘국내 고정투자 부진의 중장기적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내 투자는 약 10년 주기의 쥬글라(Juglar) 사이클 상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올해도 고정투자가 침체국면에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1분기 속보치를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로 작년 3분기(0.8%)나 4분기(0.5%)에 비해 그다지 개선되지 못했다. 국제유가 하락의 효과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설비투자는 1분기 0.0% 성장률을 보여 작년 1분기 1.4% 감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출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원ㆍ엔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떨어져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국내 GDP성장률과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GDP성장률은 6년래 최저 수준인 7.0%에 그치는 등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도 당초 예상보다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를 그나마 이끌어왔던 수출마저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1분기 성장률이 한은의 예상전망치(0.8%)에 부합될 경우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엷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었지만 세부 수치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과 추경예산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책당국은 올 2분기 이후 국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어 4월과 5월 경제 속보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유가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을 고려하면 완만하더라도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2분기에는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설비투자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고 수출도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부진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경기 회복의 흐름이 경제 전 분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지만, 내수에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는 등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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