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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분별한 은행 인력 줄이기는 제살 깎아먹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기술과 금융의 만남인 핀테크(Fin-Tech)는 포화된 국내 금융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줄 구세주로 여겨진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핀테크에도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은행을 직접 찾지 않고 업무를 보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에 은행들은 유휴 인력을 구조조정해 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은행의 장기적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작년 말 현재 7433개로 1년 전보다 268곳 줄어들었다. 이는 은행들이 최근 비대면 거래 증가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적자를 내는 지점을 폐점하거나 통폐합했기 때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는 지역 특성을 감안해 약간의 적자가 나는 점포도 유지해 왔지만 지금은 가차없이 폐점 결정이 나는 경우가 많아 졌다”고 전했다.

각 은행은 매년 희망퇴직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그 대상을 차장급까지 확대하는 등 줄어든 점포에서 남는 인원 덜어내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은행이 직원 1명을 유지하는 비용은 국민연금 등 각종 공적 연금과 사회보험 납입금을 포함해 그 사람 연봉의 1.5배 정도 되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이 가장 손쉬운 비용 절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력 구조조정이 꼭 은행의 미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하는 하나금융포커스 최신호에 기고한 ‘국내 은행산업의 수익성 제고 논의를 바라보며’라는 글에서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는 판관비(기업의 판매와 관리,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 비중을 감안한다면 무분별한 구조조정은 오히려 기존고객의 이탈과 금융사고 가능성을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금이나 적금, 대출 등 이자 관련 상품보다 주식, 채권, 외환과 파생상품 같은 비이자부문 영업활동이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들 상품은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인적자산의 질이 중요한 만큼 “비용감소보다는 전략적 리빌딩과 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구조는 비이자 부문에 필요한 인적자원이 유출되는 결과를 불러와 은행이 원하던 수익성 개선에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동남아 등지로 이어지는 은행의 해외진출에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해외영업 중 이자부문에서 성과를 내려면 현지기업들에 대한 정보 접근과이에 기반을 둔 관계형성이 필요하다”면서 “비이자 부문에서도 정보와 금융기법에 능숙한 인적자산과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시스템이 수반되지 않는 해외영업 확대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금융참사를 가져올 여지가 다분하다”며 “국내기업의 해외진출과동반해 현지에서 금융과 실물이 함께 크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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