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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조던 스피스가 살려낸 골프 가치
극적인 승부가 펼쳐지는 스포츠를 인생에 많이 비유를 하지만, 그 중에서 골프만큼 적나라한 종목은 없을 성 싶다. 한 개인의 흥망성쇠가 여실히 드러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 승리와 패배의 반전이 속절없이 일어난다.

지난 주에 끝난 미국 마스터스 골프 대회는 4대 메이저의 첫 대회로서 많은 스토리를 낳으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골프팬들은 다른 여느 해보다도 다양한 볼거리를 접하며 골프를 통한 인생의 교훈을 많이 얻었을 것이다.

올해 마스터스 대회는 4일동안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의 21세 청년 신예 골퍼의 탄생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조던 스피스는 매 라운드 선두를 질주하며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차지해 세계를 경악케했다. 그의 기록은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세웠던 역대 최저타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고, 당시 21년 3개월에 우승한 우즈에 이어 두 번 째로 어린 나이(21세 8개월)에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줄곧 수위를 차지하며 우승을 차지한 것(wire-to-wire)은 1934년 마스터스대회 창설이후 5번째 나온 것으로서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지난 해 마스터스대회에 첫 출전해 준우승을 했던 스피스는 대회가 끝난 뒤 언론인터뷰에서 성적에 실망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충분히 내 실력을 발휘해 2위라는 성적을 올렸다. 결코 낙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을 기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던 선생님 출신의 캐디 마이클 글래러의 도움을 받아 올해 대회서는 철저한 코스매니지먼트 계획 등을 세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 마스터스 대회 출전 선수중 스피스보다 여러 장면에서 훌륭한 기량을 발휘한 선수들은 많았다. 막판 추격에 나섰던 40대의 필 미켈슨, 섹스스캔들 추문 이후 오랜 슬럼프에 빠졌으나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던 타이거 우즈, 한 라운드서 이글 3개를 낚으며 경이적인 샷을 보여주었던 더스틴 존슨 등은 주목을 받을만했다. 하지만 스피스는 꾸준하고도 침착하게 흔들리지 않는 퍼팅기술을 보여주며 이들을 뿌리칠 수 있었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모든 선수들이 한 선수를 향해 조준을 하면서 추격에 나섰을 때, 극심한 심적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우승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 세계 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미국의 다국적 백화점 시어스사, 사진용품 제조회사 코닥, 인터넷통신사 AOL 등 한때 세계 최고의 회사로 군림하다가 무너진 많은 기업들을 볼 수 있다. 최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지를 알수 있다.

스피스가 신예 스타로 등장한 이번 마스터스대회는 골프의 가치를 되살리며 인생의 희노애락을 두루 일깨워주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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