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가끔 해외토픽을 보면 황당하리만큼 어이없는 이유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고는 물론이고, 의도적인 만용을 부리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이들을 보며 혀를 차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런 황당한 죽음에 수여하는 국제적인 상(賞)이 있습니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이 상은 미국의 기자 웬디 노스컷이 만든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상을 만든 이유는 “인간의 멍청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실제 다윈상의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인류의 우월한 유전자를 남기는 데 공헌한 사람들을 기린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즉, 다윈상의 수상자들은 바보같은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지 않고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평균 유전자 향상에 공헌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이 상의 홈페이지(http://www.darwinawards.com)에는 400여건에 달하는 황당한 죽음들에 관련된 기사 및 영상들이 있는데요.
매년 전 세계 각지에서 보고된 기사, 연구 등을 인용해 그 해의 가장 황당한 죽음에 대해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 상은 홈페이지에 작성된 각각의 황당한 죽음에 대한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투표로 수상여부가 결정되는데요.
초창기에는 떠도는 소문 등이 다수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언론을 통해 객관성이 입증된 죽음 등 실제에 기반한 사건들이 평가대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집계가 된 이 상의 유명한 수상자들을 보시죠.
먼저 1995년 다윈상은 미국 아리조나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돌아갔습니다. 비행기 보조추진장치(JATO)를 손에 넣은한 남성이 자신의 차에 이 장치를 장착하고 아리조나의 사막도로에서 주행을 해봤는데요.
엄청난 동력을 자랑하는 추진장치의 힘을 차가 견딜리가 없었죠. 남성의 차는 폭주를 하다 절벽과 충돌해 처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경찰이 발견한 차량 파편에서는 이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조각 일부와 손톱 만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다음해인 1996년의 수상자는 폴란드 농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유럽 제일의 마초맨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는데요. 친구들과 담력 대결을 하다 한 친구가 전기톱으로 자신의 발 끝을 잘라내자 무모한 행동을 저지릅니다.
바로 전기톱으로 자기 머리를 잘라낸거죠.
2012년에는 ‘가솔린 개리’라는 남성이 선정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살던 ‘개리’라는 이 남성은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가 술을 마시게 되는데요. 한모금 시원하게 마시고나자마자 바로 구토를 합니다. 그가 술로 착각했던 액체는 가솔린이었기 때문이죠.
잠시 쇼크상태에 빠졌던 개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요. 그 순간 엄청난 폭발이 일어납니다.
개리가 토했던 가솔린이 자신의 옷에 그대로 묻은 것을 깜박한 것이었죠.
결국 개리는 처참하게 그을린 주검으로 소방관들에게 발견되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이 상의 한국인 수상자도 있습니다.
‘앵그리 휠체어 맨’이라는 이름의 이 한국 남성은 지난 2010년의 다윈상 수상자인데요.
지체장애인를 가졌던 이 남성은 자신의 휠체어가 간발의 차이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자 화를 이기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문을 휠체어로 수차례 들이박습니다.
그러다 충격을 이기지 못한 엘리베이터 문이 부숴지며 이 남성은 높이 10미터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죠.
이 외에도 가스 탱크에 용접을 하다가 가스 탱크가 터져서 400미터를 날아간 브라질 상 파울루에 살던 49세의 정비공, 자선행사 중 헬륨풍선을 타고 날아갔다가 실종된 후, 사체로 발견된 브라질 신부.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보호하기 위해 열차를 세우려다 사망한 이탈리아 남성 등 매년 황당한 죽음이 다윈상의 이름에 남겨지고 있습니다.
현재 다윈상의 홈페이지에는 2014 다윈상의 후보들이 있는데요. 홈페이지를 방문하셔서 이들의 황당한 죽음에 대한 묵념과 함께 투표를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tiger@heraldcorp.com
동영상=2010년 다윈상을 수상한 한국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