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최근 체감경기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체감경기가 실제 경기보다 훨씬 부정적인 만큼 체감경기 개선과 민간소비를 자극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24일부터 3월3일까지 전국의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성장, 물가, 고용, 소득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체감성장률은 -1.1%로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 2.7%(작년 4분기 기준)와 3.8%포인트의 괴리가 발생했다.
특히 소득이 적거나 가계수지가 적자인 가구와 순자산이 적고 노후준비가 부족할수록 경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저소득가구 및 적자가구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각각 -2.1%, -1.4%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또 순자산이 1억원 미만인 가구와 노후준비가 부족한 사람의 체감 경제성장률도 각각 -1.6%, -1.4%로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연령이 높을수록 체감성장률이 낮았고, 임금근로자보다 자영업자의 경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및 50대 이상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각각 -1.5%로 20대(-0.5%), 30대(-1.0%)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40대의 경우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교육비 등의 의무지출이 많기 때문에, 50대 이상은 소득이 적기 때문에 체감 성장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자영업자의 체감성장률은 -2.0%로 임금근로자의 -1.0%보다 낮았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이익 감소 및 폐업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지표상의 소비자물가는 0.8%(올 1월 기준) 상승하는 데 머물렀지만, 국민들의 체감물가는 3.3%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경기가 후퇴하면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래 체감경기도 현재보다 개선되기는 하나,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1년간 체감 경제성장률은 -0.3%, 물가상승률은 2.6%로 조사돼 기본적인 흐름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선 소득 증대는 물론 의미지출 부담을 줄여야 하고, 가계의 자산형성 및 부채 축소, 노후준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령별, 종사상지위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며 “경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넓히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울 커뮤니케이션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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